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rseeker Jun 07. 2020

신비로운 동굴 속 루비 폭포 이야기

Ruby Falls, Tennesse, USA

학위를 하던 때부터 그랬다. 컨퍼런스나 일 때문에 주로 방문했던 미국은 일정상 중간에 주말이 끼거나 컨퍼런스 브레이크 기간이 되면 하루 이틀의 일정을 타이트한 계획을 세워 주변 돌아보기를 즐기는 타입이다. (이미 읽으셨거나 앞으로 여행기들을 접하면 설명 없이 느끼시겠지만...)




미국의 중부에 있는 테네시, 젤 먼저 알게 된 곳은 주도인 내슈빌이었다. 하지만 이내 그 중심에 있는 채터누가는 흥미를 끌고 필자를 잡아당기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였다. 채터누가 지역은 북아메리카 대륙의 동쪽에 형성되어 있는 애팔래치아 산맥 지역으로 인구가 밀집된 동부의 대도시들에 비하면 높은 산지가 많이 분포하는 곳이다. 한때 국내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했던 곳이었고 급반전으로 지금은 친환경 도시로 유명하여 UN에서 지정한 세계에서 손꼽히는 청정도시 롤모델인 곳이다. 미국인이 가장 걷고 싶어 하는 친환경 도시에 꼽힐 정도로 정부와 시민이 힘을 합쳐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했고 다양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인기 있는 관광지로 변모시켰는데 그 기반에는 Leo Lambert 부부가 찾아 개인 사유지로 개발한 Ruby Falls와 인접한 곳에 있는 Rock City Gardens가 중심에 있다.

Ruby Falls가 있는 Lookout Mountain
루비폭포의 주인공 레오와 루비 부부

채터누가의 유명한 자연 관광지인 루비 폭포는 산지가 많은 지형답게 가는 길목에 몇 개의 산을 오르내려야 도착하는 곳이다. 루비 폭포라고 높은 산세에 고인 물이 쏟아지는 폭포가 아닌 Lookout Mountain의 산꼭대기에 있는 루비 폭포라 불리는 입구에서 지하 340m 깊이로 내려가서 있는 동굴 속에 있는 높이 45m웅장한 동굴 폭포이다.

Ruby Falls은 채터누가의 대표적인 3대 관광지 중 하나인데 그 외에 Rock City Gardens, 그리고 Incline Railyway가 삼총사로 관람과 체험을 위한 티켓은 온라인으로 사전 구매할 수 있고, 온라인 구매 시 할인과 더불어 티켓 오피스에서 대기해야 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이드 투어만 가능한 루비 폭포는 시간제 운영이라 원하는 시간을 미리 예약할 수 있어서 가서 티켓팅하고 1-2시간여 기다려야 하는 불필요를 없앨 수 있으니 꼭 미리 예매하고 가시길 조언한다.

Ruby Falls에서

Welcome to Ruby Falls라고 적힌 건물로 들어서면 티켓 오피스 앞 길게 서있는 줄을 볼 수 있다. 미리 구매했다면 줄 설 필요 없이 오른편 Souvenior Shop을 통과하면 Cave tour 시작점으로 가게 된다. 기념품점에는 수정 모형을 많이 판매하고 있고 투어가 끝난 후에도 들러볼 수 있다.

매표소와 티켓

티켓을 끊으면서 지정된 시간이 되면 그룹별로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15명씩 지하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340m 깊이로 내려간다. 도착한 지하 입구에서부터 좁은 동굴 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서 약 100분간의 신비로운 동굴 투어가 시작된다.  

동굴투어

동굴 내에서는 one way밖에 없어 동굴을 구경하고 나오는 그룹들과 자주 교차하게 된다. 좁은 통로가 있을 때는 가이드가 미리 공간이 확보된 곳에서 기다리게 배려한다.
가는 곳곳이 종유석, 석순, 석주에 이름들이 적혀 있어 탐험가의 작명 실력을 확인해보는 재미도 솔솔 하다. 중간중간마다 물기가 있어서 미끄러움 주의 구간이 있기도 하다. 사람 키만 한 거대한 석순도 볼 수 있어 이 동굴이 얼마나 오랜 시간 생겨나고 형성되어 왔는지를 체감해 볼 수 있다.

Steak&Potatoes (좌), Fish (우)
Dragon's Foot (좌), Western Sunset (우)
Niagara Falls (좌), Leo's Passage (우)
Tobacco's Leaves (좌), Elepant's Foot (우)
Leaning Tower (좌), Candles (중), Donkey (우) 모양이나 특징을 살려 이름을 붙인 종유석과 석순들

가족 여행으로 아이들과 함께 한다면 석회암 동굴의 생성 요건과 오랜 시절 한 방울 한 방울 모여 만들어내는 그 기이한 자연현상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를 들려주고 가면 좋겠다. 그런 걸 보면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은 그런 면에서 참 많은 상식을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심어줬고, 주고 있다. 필자 역시도 열심히 따라 그려가면서 필기했던 내용들이 자산임을 인정한다.

조명을 받아 더 멋진 동굴내 신비로움


루비 동굴내의 기괴한 종유석과 석순들

무엇보다 동굴 투어의 클라이맥스는 지하 동굴 깊숙한 곳에 무려 45m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의 루비 폭포일 것이다. 이름을 들었을 때는 루비로 가득한 동굴 속에 폭포가 있는 건가 했었으나 이름의 실체는 동굴 안에서 폭포를 발견한 사람이 자신의 아내 이름을 따서 루비 폭포라고 지었다고 한다.

Ruby Falls

동굴 안은 매우 조용한 편이고 그래서 더 깊숙이 이동하며 폭포에 가까워지면 마음이 점점 설레어지도록 근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의외로 동굴 내에는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괜한 돈을 써가며 별것도 아닌 것을 보러 온건 아닐까 우려했는데 코너 하나를 돌자마다 거대한 폭포 소리가 들려왔고 폭포는 가히 엄청난 물줄기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밀폐된 동굴 속에 높이 45m에서 수직으로 떨어져 내리는 엄청난 양의 물줄기는 멋진 자태와 더불어 웅장한 느낌을 선사했다. 그리고  이름처럼 루비로 가득한 곳은 아니나 신비로움을 배가하는 화려한 조명 장치가 어우러져 그 신비로움을 한층 멋지게 나타내는 곳이다.

조명의 색상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루비폭포

루비 폭포는 한 그룹당 대략 5분 정도 조명을 켜준다.
신비로운 자태를 느끼게 해 줄 뿐 아니라 운영의 묘이다. 시간이 지나면 조명은 꺼지고 그동안 관람객은 그룹 차원으로 체인지되고 남아서 더 볼 수 없으니 5분을 충분히 잘 활용해야 한다.

보통 동굴을 방문하면 동굴 내 자연의 순리를 깨뜨린다는 이유로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데 루비 폭포는 폭포 외에도 동굴 내 사진을 찍는 것에 자유로워 기괴한 신비로운 기억과 마음에만 담아야 하는 제약이 있진 않다. 그리고 폭포만큼 종유석과 석순에도 그 기괴함을 극대화하도록 잘 설계되어 켜진 조명장치로 멋진 모습들을 남겨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다. 한 가지 팁으로 요즘은 드론이나 다양한 개인 촬영 장비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필자가 직접 찍기 힘든 항공사진이나 다른 계절의 모습 등은 기념품 숍에서 잘 찍어서 제작된 엽서를 사서 모아 온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이나 기억이 나고 마음이 가는 이에게 현장에서 바로 엽서를 적어 보내기를 즐기는데 필자의 귀국보다 더 늦게 도착하는 엽서가 어떨 땐 낯간지럽기 하지만 말로보다 글로 전하는 진심의 힘은 스토리텔링의 필력만큼이나 귀하다고 항상 느낀다.  

귀한 5분을 할애해 찍은 루비 폭포의 웅장함

이어서 채터누가의 매력적인 여행지이자 루비 폭포에서 5분 거리에 있는 Rock City Gardens에 대 글 다시 찾아뵐게요. 곧~!

Rock City Gardens
매거진의 이전글 잭다니엘, 명품은 아니라도 철학이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