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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seeker May 21. 2020

미지의 대륙, 남극에 발 디뎌보기

남극

혹자는 1년에 한 두번 휴식을 위해 우리가 예상 할 수 있는 곳으로 떠날 것이다. 아마도 공항을 나가면 바로 도달할 수 있는 핫한 리조트나 아이들을 데리고 디즈니랜드나 오션월드에 가는 것처럼… 아니면 당신은 평생 꿈꿔왔던 아프리카 사파리나 이탈리아의 지중해 해변에서 매우 수준 높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CNN은 여행 정보 사이트 Tripadvisor 유저들의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후자에서 영감을 얻는 꿈의 여행 10선을 발표했었다. 그럼에도 여행 좀 다녀본 사람들이라면 코웃음을 칠 몇몇 여행지들이 한자리씩 차지하였는데 보라보라에 있는 수면위의 방갈로 리조트, 산토리니의 석양 감상, 이탈리아 아말피 해안이나 뛰어난 자연 경관이자 잘 알려진 여행지인 잉카 문명의 마추픽추, 갈라파고스 탐험, 남아프리카 사파리와 더불어 시베리아 횡단열차와 Route 66으로 문명의 이기가 자연과 더불어 껴있는 것이 재미난 사실이었다.

남극을 상징하는 펭귄, 남극 대륙의 황제 펭귄 군락


루트66은 세계 최고의 고속도로로 불리며 일리노이에서 미주리, 캔자스, 오클라호마,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늘 거쳐 캘리포니아에 이르는 8개 주 2,448마일 장장 3940km에 해당하는 현대중의 현대의 것이다. 아무래도 아시아인들보단 서양인 그중에 미국인들이 대거 참여했던 모양이다. 이러한 여행지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천연 레이져 쇼 오로라 보기와 남극에 발 디뎌보기였다. 지구의 기체입자와 태양의 대기 사이의 충돌이 장장 100km 상공까지 늘어져 지상 최대의 빛의 향연을 보여주는 오로라는 최근 캐나다나 노르웨이, 아이슬란드와 같은 곳으로 여행이 늘면서 쉽게 볼 수 있는 관광 포인트가 되어 이러한 9곳은 제법 여행과 관련된 설문조사에서 순위에 꼽히곤 했던 곳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남극에 발 디뎌보기는 아직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특이한 여행지이자 미지의 영역이다.
싸늘하게 떨어진 기온과 더불어 겨울이 다가오는데 생각만 해도 추운 극지방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이 미지의 영역이 우리와는 반대인 남반구에 있어 우리가 가장 추워하는 한겨울이 남극에는 극히 일부의 작은 영역이지만 푸른 빛을 띄고 햇살이 따뜻한 여름이라 설레이는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을 경험할 적기이기에 소개한다.

남극 여행기

벌써 사반세기 전의 일이 되어 버렸다. 한국해양연구소 하계연구팀의 일원으로 50일간의 남극 세종기지 방문, 생활하게 되었던 일은 개인적으로 매우 뜻 깊은 경험이었다. 3개월여 기간동안 서류 심사를 시작으로 관찰일지 작성 등이 실기와 면접 등을 거치고 최종 선발 후 설명회, 신체검사, 개인 소지품 지급 등으로 수 차례 안산의 해양연구소를 방문하기 위해 창원에서 서울로 주말을 헌납해야 했었다.
드디어 1989년 12월 19일 50일간의 남극으로의 여행기가 시작되었다. 미국의 앵커리지, 뉴욕을 경유하고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를 거쳐 식료품과 여러 물자와 우리를 남극까지 싣고 가고 하계연구팀의 남극해 연구를 위해 영국에서 렌탈한 쇄빙선 이스타호를 만나기 위해 칠레 최남단 푼타아레나스까지 가는데만 5일의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무너져 버리고 없는 쌍둥이 빌딩과 어린 눈에 휘황찬란하게 빛났던 뉴욕의 맨하탄의 모습, 도착한 날이 대통령 선거일이라 시내 곳곳이 시끌시끌했던 수도 산티아고는 처음으로 접하는 남미권 나라의 모습이었고 비냐 델 마르의 와인셀러, 사막 언덕의 신기했던 체험과 나라 전체가 접하고 있는 태평양 연안의 끝없이 펼쳐진 하얀 백사장과 우리네 어촌과 사뭇 다르지만 온정이 가득했던 바닷가 관광의 즐거웠던 추억은 한정된 지면으로 다음 기회에 소개하도록 하고 쉽게 접할 수 없는 여행지에 대한 실감나는 모습을 소개하기 위해 필자가 경험한 남극과 관련된 추억들을 담아보고자 한다.

남극 여행기

동토의 땅 남극은 우리나라와 반대로 남반구에 있어 우리네 겨울인 12월부터가 남극의 여름이다. 여름이 되면 남극 대륙의 5% 정도가 땅이 드러나고 이끼가 자라 푸른 빛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만년빙들에서 떨어져 나온 유빙들이 곳곳에 떠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기이다. 이때 우리 나라 극지 연구를 위해 남극 반도의 북쪽에 위치한 사우스 셔틀랜드 제도내 킹조지섬에 세워진 세종기지로 떠나 한 달간 하계 연구팀의 일원으로 극지생활 체험에 참여했던 필자의 남극 여행기이다.
남극으로 가는 방법은 칠레의 푼타 아레나스에서 공군 수송기를 타거나 쇄빙선을 이용하는 방법 또는 아르헨티나의 우슈아이아에서 배로 이동하는 방법이 있다. 세상의 끝 아르헨티나의 우슈아이아는 남미에서 가장 남쪽 끝으로 그 이름의 뜻도 “End of the world”이다. 세계 최남단에 위치한 도시란 타이틀을 지니고 있는 곳으로 세찬 바람과 체감온도 영하 10도 이하의 혹한 속에서도 눈으로 덮인 산이 병풍같이 둘러싸여 아늑하게 보이는 예쁜 항구가 있는 땅끝마을이다.

세찬 바람과 혹한의 아르헨티나 우슈아이아 항구와 그와 대조적인 루팡 꼿

이곳엔 스페인에서 죄수들을 유배시킬 목적으로 지어져 현재 박물관으로 변신되어 있는 옛 감옥이 있고 부두에는 관광용 크루즈 외에도 남극을 취재하기 위해 오는 외국인들이 특별히 렌트하는 쇄빙선의 정박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과 더불어 남미 곳곳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 루팡이 남미를 더욱 더 특별한 곳으로 만드는 것 같다.  
우리 연구팀이 남극으로 향하는 방법으로 택한 곳은 칠레에서 가장 남단에 위치한 도시 아담한 항구 푼타 아레나스였다.  푼타 아레나스에서 영국에서 빌린 쇄빙선에 남극으로 가져갈 물자를 싣는 동안 남미 최남단에서 가장 따뜻한 (?) 곳에 살고 있는 마젤란 펭귄 서식지를 다녀왔다. 남극까지 가려면 아직 며칠 더 있어야 하고 펭귄과의 조우는 그 이후에나 가능하다 생각했지만 뜻밖의 반가운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미니밴을 박사님들과 함께 타고 푼타 아레나스에서 약 50Km 떨어진 삭막한 바닷가 그냥 방치되어진 농장과 같은 곳에 도착해 입장료를 낸 뒤 세찬 바람을 안고 걷노라니 미쳐 느껴보지 못했던 추위가 살을 파고 들었다.
이 오지에 위치한 개인 소유의 농장은 약 30년전에 아주 귀중한 손님들을 맞게 되었다. 바로 마젤란 펭귄들, 어느날 불현듯 그들이 여길 하나 둘 찾아와 둥지를 틀기 시작하였단다. 굴러 들어온 복이란 바로 이런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그 후 이 농장의 수입은 관광객에게 부과하는 입장료가 농장 수입보다 더 많아졌다니 농장주와 시 입장에선 펭귄들에게 감사해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우리 코앞에 벌어지고 있는 펭귄들의 행진이 믿어지지 않았다. 바닷가에 있는 새끼 펭귄들에게 먹이를 챙겨 주기 위해 바닷가로 퍼레이드 중이라는데 펭귄마을에서 바닷가까지 약 1.5Km 인데 펭귄 걸음으로는 약 1시간 걸린다고 한다. 펭귄들이 굴을 파고 사는 펭귄 마을 암컷의 몸무게는 평균 4Kg, 수컷의 평균은 약 5Kg 커플당 매년 약 2마리의 펭귄 새끼를 낳는다. 바닷가에 나무로 얼기설기 농장주가 지어놓은 전망대는 펭귄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전망대 사이로 보이는 펭귄들이 자유로운 모습은 무척 귀엽다. 이 지역에 정착한 펭귄의 종류는 마젤란 펭귄으로 약 800마리 정도가 서식하고 있다. 여기서 약 6개월 살다가 매년 3월경이 되면 다른 곳으로 떠난다. 하지만 매년 9월이 되면 자기들이 태어난 같은 굴로 꼭 다시 되돌아 온단다. 10월 산란기이며 50일 후인 11월경에 부화한다. 암컧과 수컷이 각각 3주씩 알을 품고 펭귄 병아리는 다시 암컷의 품에서 일주일 후에 태어난다. 2~3개월후 펭귄 병아리들이 다 자라게 되고 3월이 되면 다른 곳으로 떠난다.

칠레 남단의 마젤란 펭귄 서식지

자그마한 푼타 아레나스 시내 복판에 위치한 플라자 공원에는 최초로 이 땅을 탐험했던 마젤란 동상이 있는데 그 동상아래에 있는 선원의 발을 만지면 마젤란 해협을 순항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니나 다를까 수 많은 관광객이 만지작거린 동상의 발이 유난히 반질반질 빛나고 있었다. 필자도 열심히 힘을 보태었는데 험하기로 유명한 마젤란과 비글 해협을 뚫고 차디찬 남극해로 들어갈 우리의 항로를 걱정하여 함께 간 새박사 윤무부 교수님은 가족에게 보내는 유언장을 한인 회장님께 맡기기까지 했을 만큼 새로운 길에 대한 기대와 함께 두려움 가득했던 때였다.  

푼타 아레나스 플라자 공원의 마젤란 동상과 동상 아래 선원의 발

그래서 였을까 준비를 12/20일 밤 10시에 출항한 배는 마젤란 해협, 비글 해협을 통과하여 남극해를 거치는 동안 모든 이들이 감탄할만큼 고요한 순항을 이어갔다. 선장의 이야기론 1년에 1-2번 있을 정도로 환상적인 날씨라고 했다. 평온한 날씨 속에 전형적인 피요르드 해안인 마젤란과 비글 해협의 경치를 선상해서 구경하기 충분하였고 망망대해의 차디찬 남극해의 가로질러 100시간의 항해를 끝으로 드디어 크리스마스 날에 유빙과 유빙위로 노는 펭귄들을 구경하며 우리나라 세종기지가 있는 남극 반도의 북쪽 사우스 셔틀랜드 제도의 킹조지섬에 도착하고 있다.  

평온한 남극으로의 항해와 유빙을 지나 크리스마스 드디어 보이기 시작한 세종기지가 있는 남극 대륙의 모습


이로부터 한 달간의 극지 체험이 시작되었다. 그곳은 남극 반도의 북쪽에 위치한 섬의 무리인 사우스 셔틀랜드 제도는 남극을 연구하는 나라들이 가장 많은 기지들이 있는 곳으로 우리나라의 세종기지가 있는 킹조지섬이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남극 기지가 있는 섬이다 뿐아니라 최근엔 남극을 찾는 이들이 가장 많이 들르는 곳이 되었다. 남아메리카에서 시작하는 모든 남극 투어는 이 곳을 지나며, 남극을 찾는 탐험가들의 첫 하선지인 동시에 마지막 하선지가 되기도 한다. 사우스 셔틀랜드 제도는 복동쪽에서 남서쪽으로 약 540Km가량 뻗어 있으며, 크게 네 그룹으로 나뉜다. 클래런스섬 (Clarence Island)와 엘레펀트섬 (Elephant Island)가 가장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옆으로 우리나라의 세종기지가 있는 킹조지섬 (King George Island), 넬슨섬 (Nelson Island), 펭귄섬 (Penguin Island), 그리니치섬 (Greenwich Island), 리빙스톤섬 (Livingstone Island), 스노우섬 (Snow Island), 디셉션섬 (Deception Island)가 또 다른 한 무리를 이루며, 가장 남서쪽에서 스미스섬 (Smith Island)와 로우섬 (Low Island)가 있다. 이렇게 굵직한 섬들 외에도 150여개의 작은 섬들과 해수면 위로 줄지어 있는 거대한 바위들을 볼 수 있다.

디셉션 섬 (Deception Island)
끊어진 반지 모양을 하고 있는 디셉션섬은 거대한 화산 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섬으로 한때 고래잡이와 물개잡이의 거점지 역할을 했다. 화산폭발로 인해 형성된 펜둘럼 코브 온천에서 따뜻한 물이 흘러나와 수온을 높여주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남극에서 수영을 즐기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에이쵸섬 (Aitcho Island)
에이쵸섬은 영국의 해군 본부의 수로국(Admiralty’s Hydrographic Office)를 ‘HO’라고 줄여 부르는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이끼와 지의류가 자라고 있으며, 해안가에서 코끼리 바다 표범들이 트림을 하며 탈피 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여러 종류의 펭귄의 집단 서식지가 있어, 수백 마리의 펭귄들이 떼 지어 있는 장관을 연출한다. 단, 남극의 신사라는 별명과는 어울리지 않는 지독한 펭귄들의 똥 냄새에 코를 꼭 막아야 한다.

킹조지섬 (King George Island)

세종기지가 있어 더 친숙한 킹조지섬이다.

 유일하게 항공 활주로를 가지고 있는 칠레기지를 비롯해서 아르헨티나, 러시아, 중국 등의 기지가 이곳에 있고 킹조지섬내 맥스웰만에 남극 기지중 유일하게 부두를 가지고 있는 남극의 대한민국 연구기지가 바로 세종기지이다.
세종기지는 앞에 있는 맥스웰만의 만년빙과 킹조지섬 최고봉인 백두봉 (약 500m)과 펭귄마을, 물개 마을과 더불어 각종 남극의 동식물을 관찰하고 연구하기 좋은 위치에 세워져 있다. 내진 설계와 많은 눈을 고려해 세워진 세종기지는 그 하얀 눈밭에 짙은 오렌지 빛을 띄고 세워져 있다. 사진에서 보듯 뒤로 백두봉이 바라다 보이는 기지의 모습이다. 남극은 한 시간내에도 수차례 날씨가 변덕스럽게 변하는 곳으로 블리쟈드라고 불리는 초속 25km의 눈보라가 몰아치면 제 힘으로 버티고 서있기도 힘들어져 혼자서의 외출은 어른들에게도 허용되지 않는 혹독한 기후를 지니고 있다. 이미 세종기지에서도 연구활동을 위해 맥스웰만을 나섰다가 블리쟈드에 의해 기지로 복귀 못하고 사망한 연구원도 있었다.

백두봉 아래의 기지 모습과 맥스웰만을 내다보고 있는 기지 전경

남극하면 젤 먼저 생각나는 것이 무엇일까? 단연 펭귄이다 이미 칠레 남단에서 마젤란 펭귄의 서식지를 구경하고 왔지만 남극에서 만나는 펭귄은 정말 남극에 왔구나 하는 실감이 든다고 해야할까? 기지에서 30분 정도 걸어가면 펭귄마을이라고 명명한 펭귄의 대단위 서식지가 있다. 이곳엔 두 종류의 펭귄이 서식한다.
세종기지 주변의 펭귄마을에는 여름에는 두 종의 펭귄들이 찾아와 번식을 하는데 그중 젠투펭귄으로 영문으로는 Gentoo Penguins이며 학명은 피고셀리스 파푸아 입니다. 젠투 펭귄은 부리가 붉고, 눈 위에 삼각형의 하얀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고 생긴 것만큼이나 온순합니다. 때론 새끼를 내팽겨치고 도망갈 정도로 때론 무기력합니다.

젠투 펭귄의 서식지와 생활 모습

펭귄 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큰 군집을 이룬 펭귄은 턱끈 펭귄 (Chinstrap Penguins)로 학명은 피고셀리스 안타크티카 입니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영문 명칭에서 무언가 신체의 특징에 대한 힌트를 얻으셨을 것 같은데 바로 뺨 (Chin)에 있는 검정 띠 (Strap)가 바로 그것이지요. 턱끈 펭귄은 키가 60~70츠 정도로 작은 고추가 맵다고 성질이 사나워 매우 공격적입니다. 다른 동물이나 사람이 다가서면 깩깩 소리를 지르며 부리로 발등을 쪼아대지요. 남극의 여름이면 한참 털갈이를 하고 부화한 새끼들을 위해 부지런히 먹이를 잡아 나르는 수컷 펭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친스트랩 펭귄의 여러 생활 모습


앞서 보여드린 펭귄망르 보호구역에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 두 종의 펭귄이 찾아와 번식을 한다고 했지요. 대표적인 두 펭귄 외에 세종기지 주변의 번식지에 둥지를 틀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이따금 볼 수 있는 다른 종류의 펭귄이다. 온통 까만 얼굴에 눈 주변에 하얀 테를 두르고 있는 아델리 펭귄이다. 영문명은 Adelie Penguins 학명은 피고셀리스 아델리에이지요. 이 녀석 얼굴 생김새를 보면 귀엽게 생기지 않았나요? 단추 구명 같은 눈에 짧고 도톰한 부리로 생긴 것만큼이나 호기심이 많은 녀석이다. 세종기지 주변 펭귄마을에는 살지 않지만 바다 건너 알드리섬 해안에 번식지가 있는 녀석이다. 남극해에서 가장 개체수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뒤뚱뒤뚱 걷는 펭귄의 모습도 귀엽고 굳이 험한 바위산 중턱에 마을을 꾸려 먹이 잡으러 왔다갔다 그렇게 고생을 하나 싶지만 모든 것이 귀엽고 친숙할 뿐이다. 기지 근처까지도 먹이를 찾아 오는 무리들이 있는데 별로 사람을 겁내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 외에도 눈썹에 금테를 두른 마카로니 펭귄도 있다. 영문명은 Macaroni Penguins로 학명은 유딥테스 크리소로푸스인데 킹조지섬보다 더 북쪽에 위치한 아남극 도서지방에 번식하는 펭귄인데 여행 중에 잠시 킹조지섬에 찾아오기도 하는 마카로니 펭귄은 몇 년에 한번 볼까말까 한답니다 필자는 운 좋게도 턱끈 펭귄들 사이에 섞여 있는 마카로니 펭귄을 딱 한마리 보기도 했었다.

아델리 펭귄과 그 무리

펭귄마을에서 대략 30분을 더 가면 물개 서식지도 있다. 우리가 쉽게 물개라고 통칭하지만 실제는 물개, 바다표범, 바다코끼리로 나뉠 수 있다. Fur seal이라고 하는 물개는 개와 같이 앞다리를 이용해 상체를 들고 있어 이동이 편리하고 그 덕분에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다. 실제 해외 연구원이 공격을 받아 후송되었으나 과다출혈로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그래서 퍼씰에 대한 사진은 근접 촬영한 사진이 없다.

바다표범 퍼씰의 모습

군집보다는 소수의 가족 생활 형태인 물개와는 달리 귀여운 외모로 물개 인형에서 보곤 했던 바다표범과 특히나 바다코끼리는 수컷 한 마리당 100마리 이상의 암컷을 거느리고 군집생활을 한다. 물개들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긴 처 음이었고 추위를 이기기 위해 두꺼운 지방층으로 둘러싸인 이들의 모습이 재밌었다.

바다표범과 바다코끼리 서식지

남극에는 펭귄이나 물개류 외에도 많은 동물들이 살고 있다. 남극 자연 생태계에서는 실제 육상 생태계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됩니다. 펭귄외에 해양조류들이 있어요 그 중 육상생태계라 할 수는 없겠으나 해안생태계에서 가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종은 바로 도둑갈매기 (Skua) 입니다. 천적이 없다고 보아도 될만한 종류에요. 3종의 도둑갈매기 중에서도 킹조지섬에 살고 있는 대표적인 스쿠아는 갈색 도둑갈매기로 등의 하얀 패치가 선명하고 펭귄 마을을 점령하고 살면서 호시탐탐 펭귄 알과 새끼를 노리는 이름 그대로 도둑 갈매기입니다. 기지 주변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등을 독차지 하기도 하는 녀석으로 그 공격성은 인간에게도 그치지 않아 저녁 식사 후 산보겸 홀로 기지 주변을 산책하다가 스쿠아 30-40마리의 떼에게서 덤벼드는 공격을 당해본 필자는 아직도 그 무서움에 공포를 느낀다. 덩치가 좀 작지만 부리는 매의 부리와 비슷하여 무섭게 다가왔고 들은 것이 있어 주위에 있던 긴 막대기를 들어 그들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표시했다 다행히 녀석들은 직접 필자를 공격하기 보단 막대 끝을 치는 정도의 공격에 그쳤고 멀리 기지에서 그 모습을 보고 뛰어나온 보일러 담당기사님과 무사히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남극의 새들 남극비둘기, 도둑갈매기 어미와 새끼, 자이언트페트럴 어미와 새끼, 그리고 가마우지

킹조지섬에 있는 새들은 모두 철새다. 그리고 기지에서 보이는 새들 대부분이 물새이므로 겨울에도 먹이를 잡을 수 있는 곳으로 곧 바다가 얼지 않는 부분을 찾는다. 넬슨 섬과 킹조지섬 사이의 필데스 해협의 일부 지역이 그런 곳으로 20마리가 넘는 파란눈 가마우지가 그곳에 모여 산다. 콧구멍이 하나로 하등한 대형 새인 자이언트 페트럴은 긴 날개를 펴고 날개짓보다는 글라이딩을 하는 종류의 새이다. 가끔 큰 덩치로 자기 새끼를 깔아 뭉개어 죽이는 경우도 생기곤 하는 멍청한 ‘새’대가리를 가졌다. 그 외 남극의 겨울새로 남극 비둘기가 있다. 극한의 추위인 겨울을 버티고 4월로 접어들어 턱끈 펭귄이 군서지를 떠나고 기지 부근에 눈이 하얗게 내리면, 몸이 검은 새들은 사라지고 나타났다가 기지 부근의 땅이 녹고 펭귄이 오고 이어서 도둑갈매기가 기지 부근에 나타나면서 하얀 색깔의 새인 남극 비둘기가 사라진다.

좌측 상단부터 맥스웰만의 만년빙으로 향하는 길과 만년빙 앞에서, 놀라 달아나는 바다표범과 함께, 그리고 펭귄마을로 가는 길목에서 고래 꼬리뼈의 잔해와 함께 한 컷

암막커튼을 쳐야만 잠을 이룰 수 있었던 남극 세종기지에서의 한달간의 생활 중에는 펭귄과 물개를 구경하며 즐겁던 시간만큼이나 기지 앞의 맥스웰만을 끼고 있는 만년빙의 모습과 푹푹 발이 빠지는 길을 걸어 백두봉에 이른 후에 눈 비탈을 따라 준비해간 푸대를 타고 내려오는 신나는 경험과 펭귄 마을 앞 바다에서는 남극 동태를 낚시 해서 회를 쳐서 먹기도 했었다. 물반 고기반은 그럴 때 쓰는 이야기로 포인트만 잘 잡으면 낚시를 담그기가 무겁게 고기가 낚였다. 죠디악에 오른 네 명이서 한시간 동안 70마리 가까이 잡을 수 있었다.

극지 여행 상품

남극조약에 의해 남극 대륙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으나 실제로는 남극과 최인접국인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칠레가 그 소유권을 주장할 뿐만 아니라 크루즈나 군 수송기와 극지연구소 를 이용한 관광상품들을 팔아왔다.
하지만 최근엔 발품을 팔아 유럽 배낭 여행을 국내에 알리기 시작했던 신발끈 여행사에서 대대적인 극지 여행 상품들을 내어 놓고 있다. 칠레의 최남단에서 대부분 나라의 남극 극지 연구소가 있는 사우스 셔틀랜드 제조의 킹 조지섬까지 항공편으로 이동하거나 위에서 세상의 최남단으로 소개했던 우슈아이아에서 쉐빙선이나 초대형 크루즈를 이용한 여행 상품들이다. 그중에서도 항공편을 이용 칠레의 남극 기지로 이동하는 상품은 미지의 땅에 다다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도 하다. 케이프 혼과 드레이크 해협은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며 지구에서 가장 신비로운 대륙인 남극을 느낄 수 있다.

푼타 아레나스 공항에서  군 수송기를 이용하여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 (South Shetland Islands)의 킹 조지 아일랜드 (King George Island)까지 약 두 시간 가량 이동한 후 킹 조지 아일랜드에 도착하면 칠레의 프레이 (Frei) 남극 연구기지와 러시아의 벨링하우젠 (Bellingshausen) 기지를 방문하게 된다. 이들 기지가 있는 필즈 베이 (Fildes Bay)에 모여 고무보트인 조디악을 타고 크루즈에 오르면 사우스 셰틀랜드 제도를 출발 남극 반도의 서쪽 해안으로의 랜딩이 이어지게 된다. 이 크루징에서 빙하와 유빙이 빚어내는 절경을 감상하고, 각종 바다새들과 남극하면 젤 먼저 생각나는 여러 종류의 펭귄들, 바다표범, 고래 등 남극의 야생 동물들을 만나게 된다. 리빙스톤 아일랜드 (Livingston Island), 포트 로크로이 (Port Lockroy), 피터만 아일랜드 (Petermann Island), 파라다이스 베이 (Paradise Bay), 쿠버빌 아일랜드 (Cuverville Island), 디셉션 아일랜드 (Deception Island)에서 랜딩하여 남극의 절경을 느끼는 경험을 통해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르마이어 해협 (Lemaire Channel)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다. 남극의 척박한 자연 환경을 극복한 생명체들을 만나고, 남극해의 차가운 물살을 가르는 조디악 크루징과 남극 생태계에 대한 강의는 남극에서 보내는 시간들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남극의 주요 포인트를 크루즈로 순회하며 관광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1911년 인류 최초로 노르웨이의 아문젠이 영국의 스캇 원정대보다 1년 빨리 도달했던 남극점, 이후로 44년동안이나 그 누구도 다시 밟지 못했던 남극점을 탐험하는 여행상품도 있다.
1988년 1월 관광용으로 첫 비행기가 남극점에 도착해 15명의 관광객을 최초로 남극점에 데려갔고 이 역사적인 순간에 동참하기 위해서 관광객들은 각각 3만 5천달러를 지불해야 했고 이들보다 먼저 도착하기를 희망했던 7명의 승객은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했었다고 한다. 남극점을 방문한 “최초”의 관광객이란 타이틀을 위해서 영화에서나 있을법한 그 비행기에서도 먼저 내리기 위해 거래나 싸움이 있지 않았을까 상상이 되기도 한다. 2명의 영국인과 2명의 호주인이 운영하는 ANI (Adventure Network International) 회사는 지금까지 탐험가들과 여행객을 위한 스키여행, 남극점 항공, 남극 최고봉 빈슨메시프 등반을 지원하는 유일한 미국회사이다. 우리나라의 운석탐사대, 남극점 스키 탐사대들도 모두 이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여 왔고 아직까지 항공으로 남극점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은 없다. 지금 독자의 마음의 “한국인 최초 남극점 방문 관광객”이라는 타이틀이 끌린다면 지금이 적기이다. 우리나라와 다른 남반구에 있어 남극의 여름이 찾아오는 1년중 12월과 1월만 참가가 가능하고 1년에 스키나 항공으로 남극점을 밟는 탐험가를 포함 전세계 여행객의 수는 50~100명 이내이다.

사우스 셔틀랜드 군도의 관광 포인트인 1. 디셉션 아일랜드 2. 펭귄마을이 있는 에이쵸 아일랜드 3. 하프문 아일랜드 4. 남극의 유빙들을 뚫고 관광하는 쇄빙선

 1. 남극점으로 데려다 줄 항공기 중간 지점에서 주유도 필수적이다.
  2. 남극점을 표시하는 세레모니칼 원구 3. 남극점 캠프, 세상에서 가장 비싼 호텔

남극점에서는 붉은색과 흰색 줄무늬로 된 이발소 기둥 모양위에 크롬으로 된 지구본이 얹혀 있는 남극점 표시로 남극조약의 가맹 12개 국기가 이 기둥 주위에 꽂혀 있어 사진 찍기 아주 좋은 세레모니용 남극점 표시가 있다. (위 사진 2) 남극점의 얼음은 매년 서쪽인 브라질쪽으로 10m 가량 움직이는데 이로 인해 지형학적 남극점이 매년 여름마다 옮겨지게 되어 매년 이 남극점은 새로 지정되고 4m 길이의 쇠기둥으로 표시되는데 기둥의 상단의 마커가 있는데 해마다 변경되어 마커만 보고도 방문한 해를 알 수 있다. 이 마커의 디자인은 남극점 미국기지에서 그해 이전의 겨울을 지낸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는데 그 디자인이 매우 독특하다. 1미터의 간격을 두고 미국 국기와 남극점의 고도, 지형학적 남극점을 표시하는 남극점 표지판이 있다. 또한, 남극점 옆 300여미터 떨어진 곳엔 미국 남극점 기지인 아문센-스캇 남극기지가 있고 겨울에 50여명, 여름에는 300여명이 상주하는 과학기지이다.
남극점은 해발 높이가 2835m이나 낮은 기온과 극지적인 환경에 의해 3230m의 기압과 동일하다. 항공으로 도착하는 여행객은 고산증을 쉽게 느끼고 피로해지며 어지러울 수 있다. 고산에 오를 때 처럼 물을 많이 마시고,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남극은 대략 3월 22일부터 9월 22일까지 최고 영햐 80도까지 떨어지는 남극점의 밤이 6개월간 지속되는데 이 기간동안 달이 2주 동안 떠 있고, 다시 뜨기까지 2주의 시간이 걸리는데 건조하고 청명한 남극점의 달빛을 낮이라고 착각하게 되기도 한다고 한다. 이후 다음해 3월 22일까지 남극점의 낮이 지속되고 24시간 태양이 떠 있어, 남극점의 여름이 시작된다. 탐험가나 여행객은 이런 남극점의 여름기간중 가장 따뜻한 12월과 1월 평균 기온이 영하 30도 일때만 방문이 가능하다. 남극점 여행을 꿈꾼다면 18세 이상의 왕성한 체력을 소유하고 지원하길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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