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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작가 Jul 28. 2020

혹시... 어디 학교 나오셨어요?


혹시 어디 학교 나오셨어요?


얼마 전에 황당한 질문(?)을 받았다.


너무나 당황한 나머지,

나는 대답했다.


국내 대학 나왔어요.


약간 부끄러운(?) 질문이라는 것을 인지한 것일까?


아니면 나의 이상한(?) 대답... 답변에 당황한 것일까?


다행히도 그는 더 이상 추가 질문을 하지 않았다.

.

.

.

상황 판단이 안 되는 사람이거나 눈치가 없는 사람이라면 아래와 같은 질문을 이어 갔으리라...


국내 대학 어디세요?


이런 식으로 말이다.


다행히도 그는 약간의 눈치가 있는 사람이었다.



여하튼, 이런 질문을 정말 오랜만에 받아봤다.


대략 10년 만인 것 같다.


예전부터 나는 왜 이런 걸 물어보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직도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조금 신기할 정도이다.


그들의 의도는 무엇일까?

정말 궁금하지 않은가?


보통 나이가 들수록, 지방으로 갈수록 이런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는데...


왜 그런 것일까?




대화를 마치고,


그 질문을 한 이유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 이유에 대해 나열해보면,


첫 번째로는 이 사람이 너무 뛰어나서 혹은 영리해서... 정말로 궁금해서 물어보는 경우가 있겠다.


‘이렇게 뛰어난 사람의 학교는 어디일까?’


너무나 실망스럽고,

너무나 별로인데,

물어보는 경우는 없지 않겠는가?


“대학은 나왔나?”라는 확인 사살이 아니라면...

그렇지만 모를 일이다.


이번의 경우,

대화 흐름, 당시 상황을 고려할 때, 후자의 경우는 아닌 것 같았다... 그것 또한 확신할 수 없지만 말이다.

(독자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후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리라.)




두 번째는 자신과의 연결점을 찾기 위해 물어보는 경우다.

학연, 지연 등 어떤 연결점을 찾아 현재의 관계를 보다 부드럽게, 친밀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하나라도 걸려라!’라는 의도인 것이다.


지금 시대에 이런 것이 가능한가?... 특히 수도권에서 말이다. 모를 일이다...



세 번째는 자신과 같은 학교를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물어보는 경우다.


말하는 뉘앙스 등에서 어떤 동질감이 느껴졌을 가능성이 있긴하다. 개별 학교에 특성이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자신과 같은 학교라는 확신이 든 것이다.


“저 사람은 분명 우리 학교일 거야.”



나의 유사한(?)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과거 연구원에서 특정학교 동문으로 강제된 적이 있다.


당시의 상황을 재연해보면,


“용작가!, 너는 OO대학교 사람이야.”


나는 대답했다.

“아닌데요?.”


그분은 격앙된 어조로,

“너는 딱 우리 쪽 동문이야!” “그냥 그렇게 알아!”


그렇게 나는 그쪽 동문 되었다.


나의 의견, 의사는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용작가는,

그 후로 동문 모임에 매번 불려 가게 되었다...




다음으로 네 번째 경우를 생각해보자.


질문하는 당사자가 자격지심을 가진 경우이다.


대학 서열에 대한 열등감 가진 사람은 오히려 대학에 집착이 심한 경우가 많다.


대학 서열의 그 어딘가에 위치한 그 사람의 대학... 그에게는 그것이 인생이 전부이다.


대체로 그들은 최상위권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열등감이라는 것은 항상 어떤 우위에 대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이제는 자신이 괜찮다라는 것을 유일하게! 드러낼 무기(?)가 대학밖에 남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내가 사실 OO대학교 출신이야!”


이런 집착은 시간이 갈수록 강해진다.


친한 대기업 CEO의 말을 빌리자면,

“저 사람은 대학으로 대체 몇 년을 우려먹는 거야!”

“내세울게 대학 밖에 없냐!”


그렇다... 그들은 그것밖에 없는 것이다.


기타 의견으로,

그냥 인사로 했을 가능성이다.


“안녕하세요. 어디 학교 나오셨어요?”




독자분들도 아마 나와 같은 일을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아니면, 반대로 상대방에게 물어보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때마다 이런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그냥 나의 길을 가자.”


“어떤 학교를 나왔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결국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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