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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작가 Oct 30. 2020

있는 놈이 더하다? 아니 없는 놈이 더하다?


우리는 흔히 있는놈이 더하다고 이야기한다.


크리스마스캐롤의 주인공 스크루지는 대표적인 이런 부류의 사람이다.


그런데, 실제 우리가 살아가면서 있는 놈이 더하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없는 놈이 있다면, 많이 가지게 된다면... 얼마나 가관일까?라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그 가관을 자주 목격한다.


그들은 간혹 더욱 잔인하고 철저하게 괴롭힌다.

오히려 더 동정하고 도와주지 않겠나?라는 생각은 철저히 무너진다.


왜 그럴까?




없었던 사람들은 이미 그쪽 세계를 보통 잘 파악하고 있으며 심리나 생각을 꿰뚫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 사이에서 겨우겨우 벗어난 사람은 다시는 그쪽 세계를 가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그쪽 세계와 선을 끊고 적대하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럴까?


알 수는 없다. 그들의 솔직한 생각은 말이다.

흔히 말하는 사람의 성향, 성질일 수도 있다.

.

.

.

어느날 나는 약간의  작은 조각을 찾을 수 있었다.

.

.

.


과거,


가난한 친구 한명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함께 도와주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 재정적 도움의 대부분은 내가 부담해야하는 것이였다.


하지만 정우는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만약에 너처럼 풍족하고 부유했다면 나는 이런 친구와 어울리지도 않을 꺼야.”


“그리고 이런 도움도 주지 않았을 테지..”


나는 대답했다.


“왜?”

“그 친구가 가난한건 그 친구 잘못이 아니잖아.”


정우는 말했다.

“나는 그 친구가 어떤 마음가짐,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 나도 예전에 그랬으니깐 저 상태를 나는 제일 잘 알아.”


“만약 그 친구가 부유했다면 너를 도와줬을까?”


나는 정우 말을 조금도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정우의 말을 약간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친구에게 내가 지원했던 재정적 지원이 모두 사치나 술값으로 사용됐다는 사실이 우연히 알게 되었다.


나는 그 친구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 친구가 가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많은 조언과 충고를 했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는 그에게 쓸데없는 말일뿐이였던 것이다.


나는 화가 나서 그 친구에게 전화했다.

그리고 왜 그렇게 했냐고 따졌다.


그러자 그 친구는 말했다.

“그 돈이 큰돈도 아니고 왜 그러냐!”

“있는놈이 더 하다더니 그 깟 얼마 안되는 돈 도와주고 왜 이렇게 참견이냐!”


나는 침묵했다.


그 친구는 나의 침묵에 약간 당황하다가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날 이후, 나는 그 친구에게 연락은 하지 않았다.


그 후 정우와 커피를 마시면 과거의 이 일을 이야기했다.


정우는 말했다.


“용작가,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이유가 있어. 나는 이제 어느정도 그 가난에 벗어났고 뒤를 돌아볼 여유도 생겼어. 그 당시 나의 마인드는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런 생각을 지녔었지.”


“내가 그 친구는 아니지만....어렴풋이 내 과거의 모습이 떠올랐고 나는 그 친구도 비슷한 생각을 가졌으리라 약간의 확신을 가졌었거지.”


“나랏님도 가난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나는 그 이유를 알아....”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다.

정우가 왜 그토록 없는자들에게 비난하며 경멸한지 조금은알 것 같았다.

온실 속에서 자란 나는 그들의 세계를 알 수가 없었지만 그의 행동에서 조금이나마 그들의 세계를 예상해볼 수 있었다.

정우가 만약 가지게 된다면 있는자보다 더 할 것이라는 추측도 함께 말이다.


어느날 정우보고 “없는 놈이 가지니 더 하네”라고 비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생각할 것이 있다.

그의 삶을 돌이켜본다면, 그의 세계를 생각해본다면, 정우의 행동은 어쩌면 필연적 귀결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있는놈도 더하지만,

없는놈이 더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나쁘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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