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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녀노 Jul 02. 2016

여기, 세상에서 가장 큰 아쿠아리움이 있다

Georgia Aquarium in ATL

조지아 아쿠아리움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하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수족관. 

수치를 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아쿠아리움의 크기를 설명하는 척도는 부지나 건물의 크기가 아니라 수량(水量)인데, 조지아 아쿠아리움의 공식 설명에 따르면 이곳의 수량은 약 1,000만 갤런이다. (그중 630만 갤런을 가장 큰 수조 하나가 차지하고 있다) 리터로 환산하면 약 3,785만 리터다. 비교를 쉽게 하기 위해 보면, 대한민국의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수량은 약 300만 리터다. 대략 코엑스 수족관의 12~13배 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조지아 아쿠아리움에는 500여 개의 종, 100,000여 마리의 해양 생물들이 있다.

하지만 아쿠아리움을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는 이러한 양적인 요소 말고도,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개체가 있는지 같은 질적인 요소도 중요하다. 조지아 아쿠아리움의 시그니처 생물은 고래상어(Whale Shark), 벨루가 고래(Beluga) 등이다. 특히 고래상어는 아시아 외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조지아 아쿠아리움에서만 사육하고 있다. 벨루가는 국내에서도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들여오면서 화제가 되었지만, 올해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급사한 것을 계기로 사육 반대 여론이 힘을 얻었는데, 이곳 조지아 아쿠아리움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조지아 아쿠아리움은 2005년에 개장했는데, 대부분의 자금을 홈 디포(Home Depot)의 창업자 버니 마커스(Bernie Marcus)가 기부했다고 한다. 역시 기업의 도시다.

조지아 아쿠아리움에서는 이런 해양 생물 전시뿐만 아니라 보호 및 연구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애틀랜타에서는 자가용으로 3~4시간은 가야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 즉 물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도시다.)

아쿠아리움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만약 자녀가 어리다면 꼭 가보길 권한다. 이보다 더 큰 수족관은 볼 수가 없으니까. 평소에 그렇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 뒤돌아 돌이켜보면 생각나는 건 벨루가와 고래상어, 그리고 돌고래쇼 밖에 없다.

벨루가는 세 마리가 있었는데, 한 마리 한 마리가 정말 귀엽다. 수족관 안에는 리본이 두어 개 떠있었는데, 그 구경꾼들 앞에서 그 리본들을 가지고 놀면서 애교를 부리는 모습을 계속 보고 있었다. 표정 자체가 웃는 상이고 몸체 또한 커다란데 새하얗고 매끈해서, 계속해서 눈길이 갔다.

고래상어를 보려면 무빙 트랙이 설치되어 있는 섹션으로 들어가면 된다. 고래상어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무빙 트랙에 서서 이동하면서 위를 보고 있다 보면 말 그대로 ‘거대한’ 물고기가 지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텐데, 그게 바로 고래상어다. 같은 수조 안에 커다란 가오리도 있는데, 그 가오리와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돌고래 쇼는 사실 별거 없다. 에버랜드에서 볼 수 있는 돌고래 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더 많은 돌고래들 나온다는 것뿐. 오히려 돌고래 쇼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촬영 금지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기가 무섭게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서 동영상을 찍기 시작하던 옆 자리 아저씨 때문이다. (결국 직원에게 걸렸다)

나머지는, 글쎄. 다 보긴 했지만 코엑스 아쿠아리움과 크게 다를 건 없다. 개체 수가 많고 크기가 크다는 것 빼고는. 필자가 해양 생물들에 크게 관심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사실 30달러가 넘는 입장료가 아까울 수도 있었지만 필자에게 조지아 아쿠아리움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관광을 하고 중앙 로비로 나왔을 때 보이던 이 광경 때문이다.

2층에서는 DJ가 음악을 틀고 있고, 1층에는 코스튬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다니. 그 날인 줄은 알았지만 메인 스테이지가 조지아 아쿠아리움인지는 몰랐던, 애틀랜타 Dragon Con이었다.


Dragon Con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트에서 다룰 예정이다.


추가) 미국 날짜로 6월 17일(국내는 7월 7일) 디즈니/픽사의 [도리를 찾아서]가 개봉했다. 이 영화 덕분에 올여름 조지아 아쿠아리움을 찾는 사람들은 다들 도리의 어종인 블루탱(Blue Tang) 앞에서 사진을 찍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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