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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녀노 Aug 04. 2016

말 그대로 돌로 된 산,
스톤 마운틴

Stone Mountain (스톤 마운틴) in ATL

스톤 마운틴 Stone Mountain은 필자가 애틀랜타에서 보낸 추수감사절 연휴 중 마지막 날에 간 곳이다. 애틀랜타를 떠나기 얼마 전이기도 했고, 블랙 프라이데이에 쇼핑도 해야 했기 때문에 당시에 애틀랜타에 남아있었다.


비행기를 타고 서부로 떠나던 12월 초중순에도 낮 기온이 20도를 넘고 햇빛이 내리쬐던 애틀랜타의 날씨를 감안하면 그날 날씨는 15도를 전후하는, 산행하기 딱 적당한 날씨였다.

'산'이라는 지명 때문에 마냥 멀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지도로 확인해보니 스톤 마운틴은 필자가 살던 곳에서는 차로 약 20~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그래서 친구들과 차량을 렌트해서 가려던 원래 계획을 버리고 우버(Uber)를 불러서 가기로 했다. 네 명이 타서 편도로 30달러 정도가 들었으니, 렌트보다도 돈을 훨씬 아낀 셈이다. 운전과 길 찾기로 받을 법한 스트레스가 없다는 편리함은 덤이었다.

전날이 추수감사절 당일이었어서 파티를 하고 남은 칠면조로 샌드위치를 만들고, 샐러드와 감자칩을 챙겨 가서 공원 내 벤치에서 피크닉을 하며 점심을 해결했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스톤 마운틴은 돌로 된 산이다. 심지어 초대형 돌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고도는 514m로, 단일 화강암으로는 세계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실제로 스톤 마운틴에 가보면, 돌이 대부분이다. 너무 당연한가...? 

다른 산들이 흙으로 된 산 덩이에 돌이 중간중간 얹혀 있다면 스톤 마운틴은 거대한 암석에 흙과 나무가 얹혀있는 느낌이다. 정비를 거쳐 만들어진 트래킹 루트도 다 돌이다. 경사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코스를 따라 가벼운 마음으로 30분 정도만 올라가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단, 정상 직전에는 경사가 급격하게 가팔라지니 옆에 설치된 난간을 꼭 잡길. 탁 트인 정상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면서 송골송골 맺힌 땀을 식혀준다. 계속 있다 보면 금방 추워질 정도다.

땀 흘리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케이블카도 설치되어 있다. 스톤 마운틴 공원 내에 있는 놀이동산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들은 티켓에 함께 들어있는 케이블카 이용권으로 손쉽게 올라갈 수도 있다. 그래도 숨이 가빠지는 걸 느끼며 올라가야 정상이 얼마나 시원한지 알 수 있는 법. 초행길이라면 두 발로 직접 스톤 마운틴을 느껴보길 바란다. 

역사적으로 애틀랜타는 동남부 미국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아직 남북전쟁의 흔적이 여럿 남아있다. 대표적으로 스톤 마운틴의 한 면에는 거대한 음각 상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전쟁 당시 남부연맹의 대통령이었던 제퍼스 데이비슨과 그의 참모들의 모습이다.

남북전쟁 이후에는 KKK의 집결 장소로 활용되기도 해서 좋지만은 않은 과거를 지나왔지만, 이제 스톤 마운틴은 가족 및 친구 단위로 찾기 좋은, 애틀랜타의 휴식처 역할을 하고 있다. '애틀랜타에 가면 꼭 가봐야 할 곳' 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곳이기도 하다. 

스톤마운틴 주변에는 그만큼 고도가 높은 건물이나 지형물이 따로 없어서 정상에서 저 멀리 애틀랜타 다운타운의 빌딩들의 윤곽을 모두 볼 수 있다. 

선선한 날씨를 선사해주던 해가 지고 노을이 드리우자 켜켜이 쌓인 구름들 위로 장관이 연출되었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사진을 찍을 때에는 마냥 즐거운 마음만 담아낸 것은 아니었다. 멋있기도 했지만 애틀랜타를 떠날 날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과 씁쓸함도 더해갔다. 추억으로 남기고 나중에 사진들을 보면서 그때 그 감정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위로를 받고 싶었을 것이다.


밑으로 내려오면 스톤마운틴을 가로지르는 철로를 볼 수 있다. 실제로 예전에는 동부 미국을 연결하는 철도로 활용되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스톤마운틴의 관광용 기차로만 기능하고 있다. 


애틀랜타 이야기는 우선 여기서 마무리하려 한다. 이곳저곳 더 쓰고 싶은 곳은 아직 많지만 직접 찍은 사진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미국에 있으면서 여행했던 다른 곳들의 이야기들을 얼른 꺼내보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뉴욕에 일주일 조금 안되게 있으면서 본 것과 먹은 것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사진을 보다 보면 근 반년 동안 '살았던' 애틀랜타보다 '여행했던' 다른 도시들에서 찍은 사진들이 훨씬 많다. 


아침 비행기를 타러 가는 설레는 마음으로 또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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