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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녀노 Oct 01. 2016

베이글, 뉴요커들이 꼽는 뉴욕의 맛

Ess-a Bagel, Bagel Works in NY

뉴요커들이 꼽는 뉴욕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베이글이다.

뉴욕 하면 생각나는 영화 중 하나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주인공 역 앤 해서웨이가 출근 첫날 어니언 베이글을 먹으면서 갔다가 사무실에서 냄새를 풍긴다는 핀잔을 듣는 장면을 보고 뉴욕에서 먹는 베이글에 대한 로망이 생겼더랬다. 그래서 뉴욕 여행을 계획하고 나서 가장 먼저 베이글 관련 정보를 알아보았다.


맨해튼에는 베이글로 유명한 가게들이 여러 곳 있는데, Ess-a Bagel이나 Russ&Daughters, Noah's 정도가 국내에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적당히 오래되어 보이는 베이글 가게라면 어디서 먹든 후회하진 않을 것이다. 대대로 운영하는 베이글 집이 많기 때문에, 뉴욕에서 적어도 베이글은 실패하기 힘든 메뉴다. 오히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로컬 베이글 가게가 더 괜찮은 경우도 있다. 숙소가 있던 어퍼 이스트사이드 쪽에 위치한 Bagel Works라는 가게도 정말 맛있었다.


클래식 베이글은 플레인 베이글에 크림치즈만 올려 먹지만, 훈제 연어 같은 토핑을 함께 올리면 식사 대용으로도 제격이다. 많은 가게에서 훈제 연어는 Smoked Salmon이 아니라 Nova 혹은 Lox라고 표기되어 있으니 메뉴판에서 Smoked Salmon을 찾지 못하더라도 당황하지 말 것. Nova를 주문하면 산처럼 쌓인 더미에서 연어를 듬뿍듬뿍 집어서 올려 주는데, 베이글 밖으로 빠져나와 있는 훈제 연어와 크림치즈의 모습은 매혹적이기까지 하다.

보통 냉동 진열대를 지나가면서 베이글과 크림치즈, 토핑을 고르는 방식으로 주문하기 때문에 굳이 헷깔리는 메뉴판을 보지 않고도 메뉴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주문할 수 있다. 베이글은 플레인, 통 밀, 참깨, 어니언, 갈릭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게마다 시그니처 베이글이 있기도 한데, 여러 종류의 깨가 듬뿍 뿌려진 Bagel Works의 베이글은 다른 베이글보다 훨씬 고소했다.

크림치즈는 흔히 볼 수 있는 플레인, 블루베리, 딸기, 어니언 외에도 호두, 오이, 할라피뇨, 체다, 베이컨, 올리브 등 가게에 따라 가짓수와 종류가 다르니 도전을 즐긴다면 쉽게 맛보기 힘든 맛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토핑도 연어 외에 청어나 흰 살 생선, 참치 같은 어류나 닭이나 칠면조 같은 육류도 있다.


팁이라면 베이글을 고른 후에 toasted 해달라고 할 것.(크림치즈나 토핑을 올리기 전에 말해야 한다) 그러면 빵을 한 번 데워주는데, 베이글이 더 쫄깃해진다. 냉동 진열대에서 나온 크림치즈 및 토핑과 따뜻한 베이글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식감도 느낄 수 있다.

 

베이글은 도넛처럼 기름에 튀기는 빵이 아니라 물에 삶는 빵이다. 반죽을 물에 먼저 삶고 나서 오븐에서 다시 굽는다. 본래 유태인들의 음식이었지만, 기름기 없고 포만감을 주면서 가격도 싸기 때문에 바쁜 뉴요커들의 아침 식사 메뉴로 자리 잡았다. 많은 베이글 가게들에서는 베이글 외에도 샌드위치나 머핀 같은 다른 빵들이나 커피, 주스 같은 음료도 판매하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던 11월 초의 차가운 아침, 라 과르디아 공항에 내려서 맨해튼으로 가자마자 커피와 함께 허겁지겁 먹었던 베이글은 여전히 더 먹지 못한 것이 후회되고, 뉴욕에 있으면서 많은 음식들을 먹었지만 여전히 생각나는 음식 중에 하나다. 뉴욕에 간다면, 하루쯤은 꼭 베이글과 커피로 아침을 시작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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