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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니크 Feb 02. 2022

흰머리의 무게

뱃살을 줄이자

 새해가 밝고 한 살을 더 먹었다. 최근 몇 년 사이 누군가 나에게 나이를 물으면 한참을 생각해야 했을 정도로 나이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었는데, 이상하게도 올해는 나이가 한 살 늘어난다는 것이 몸으로 느껴진다. 한 두 개 보이면 뽑아버리면 되던 흰머리는 점차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평소보다 많이 먹지도 않은 것 같은데 속은 더부룩하고 뱃살은 늘어나고 있다. 36살에서는 성인이 된 기념으로 향수를 선물 받았던 21살, 앞자리가 2에서 3으로 바뀐 30살의 느낌과는 다소 다른 무게감이 느껴졌다.


 어느새 TV에 나오는 아이돌, 즐겨보던 연애 프로그램의 출연진들의 나이가 나보다 어려졌다. 누군가의 플레이리스트에서 우연히 듣게 된 노래들 중에서도 세월의 흐름에 관한 노래 가사에 유독 마음이 아파왔다. (윤종신- 나이, 아이유- 드라마, 겨울잠) 어려 보이는 외모 탓에 무시당하는 것이 싫어 성숙한 외모를 부러워했었는데, 이제는 흰머리로 염색 주기를 고민하고 있다.


 20대에는 멀고 다가가기 어렵다고 느껴졌던 것(취업, 가정)들을 이루었지만 잃어버릴 것에 대한 두려움도 생겼다. 높아지는 직책과 늘어나는 가족에 대한 책임감도 생겼다. 늘어나는 흰머리만큼 삶의 무게는 무거워지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을 돌아보았을 때 후회는 생기지 않도록 지금에 최선을 다하며 행복을 온전히 누리며 살아가야겠다. 사람들과 함께했던 즐거운 추억은 늘어났지만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의 수는 점점 줄어들어 간다. 그 추억에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 더 관대해질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나이와 함께 늘어나는 것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되 뱃살은 줄여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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