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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니크 Feb 15. 2022

특별하게 살기

나만의 속도와 모양으로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나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려고 노력했다. 학창 시절에는 학생의 본분인 공부를 했고(잘하거나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대학에 입학해야만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수능을 마치고 지원한 3곳의 대학에서 모두 탈락하는 바람에 대입에 실패하고 말았다. 너무 힘들어하는 나를 보고 엄마는 꼭 대학에 가야 하는 것이 아니니 기술을 배워볼 수도 있다고 말하셨다. 하지만 나는 내 친구들은 다 대학을 갔으니까, 나도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재수를 했다. 대학에 입학한 이후로는 취업을 목표로 달려갔다. 공무원 시험도 준비했다가 결과가 좋지 않아 빠르게 포기했고, 총 100곳의 기업에 지원서를 냈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그래도 꾸준히 문을 두드린 결과 원하던 회사에 취업을 하였다. 취업 후에는 결혼을 하였고 지금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남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다수의 사람들의 삶과 비슷한 형태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눈에 띄고 잘나게 살고 싶은 욕심은 없지만 뒤쳐지고 싶진 않았다. 육아를 하고 있는 지금, 아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영유아 검진에서 아이의 키와 몸무게가 또래보다 작을까 봐 전전긍긍하고, 특정 개월 수의 발달 특징들을 찾아보고 비교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이가 발달을 잘하고 있는지를 관찰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관찰을 넘어 그것이 육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나와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라면 옳지 않은 것이다.


  보이는 나의 삶은 평범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실 나는 제일 희소한 유형의 MBTI라는 INFJ형 사람이다. 복잡한 내면을 가지고 있어 나도 나를 모를 때가 있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해하지 못할 때도 많다. 그래서일까 평범한 일상인 학교 가기, 출근하기가 나에게는 유독 힘든 일이었다. 아이에게는 평범함을 강요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쉽지는 않겠지만 노력해보아야겠다. 아이는 자신만의 모양과 속도로 특별하게 살아갈 수 있으면 한다. 그리고 나 또한 앞으로는 특별하게 살아가 보고자 한다. 나의 존재 그 자체는 유일무이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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