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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니크 Dec 10. 2022

피할 수 없다면 책임져라!

 나에게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은 '식사메뉴 정하기'이다. 업무의 특성상 혼자 점심을 먹을 일이 많은데, 혼자 점심시간을 보내는 것은 회사생활 중 유일한 낙이다. 혼자 무엇을 먹을지, 어떤 식당에 갈지 정하는 것은 즐겁고 쉬운 일이다. 그런데 점심시간에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게 되면, 메뉴 정하는 게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 된다. 상대방이 어디에 가자고 먼저 제안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예전에 우연히 본 유튜브의 내용이 떠올랐다.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고민을 상담해주는 내용이었는데, 우유부단함과 결정장애에 관한 이야기였다. 결정을 잘하지 못하는 것은 그 결정이 가져오는 결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며, 그것을 극복하려면 자꾸 결정을 해보고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함께하는 점심시간의 메뉴 선정이 어려웠던 이유는 내가 정한 식당을 다른 사람이 마음에 안 들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나 보다.


 내가 회사생활을 다른 사람들보다 유독 어렵고 힘들어하는 이유도 책임질 일을 만들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혹시 내가 일을 잘못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칠까 봐, 내가 실수한 것으로 그 책임이 나에게 무겁게 돌아올까 봐 걱정이 크다. 그래서 퇴근 후에도 회사일을 돌아보게 되고, 공부를 하곤 한다. 승진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더 많이 알아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할 일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지만 근무 연차가 쌓일수록, 후배들이 많아질수록 나의 책임감도 더 커지고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책임지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마음속의 두려움을 떨쳐내고, 신나는 주말을 보내리. 나에겐 월요일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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