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드라마 속에 나의 모습들이 많이 발견돼서 남몰래 눈물을 훔치며 보고 있다. 5화 <인생에서 노란색 경고등이 깜박일 때>에는 워킹맘 이야기가 나왔는데 극 중 대사가 내 마음을 울려 메모해 놓았다. 일과 아이를 위해 정신없이 살아오다가 자신의 마음이 병든 줄도 모르고, 정신과 병동에 들어와서야 본인을 돌아보며 자기 자신에게 한 말이다.
너무 애쓰지 마. 너 힘들 거야. 모든 걸 다 해주고도 못 해 준 것만 생각나서 미안해질 거고 다 네 탓할 거고 죄책감 들 거야. 네가 다 시들어가는 것도 모를 거야. 인생이 전부 노란색일 거야. 노란불이 그렇게 깜빡이는데도 너 모를 거야. 아이 행복 때문에 네 행복에는 눈감고 살 거야. 근데 네가 안 행복한데 누가 행복하겠어?
회사에서 요즘 나의 모습은 한 마리의 경주마 같다. 눈가리개를 착용한 채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한 번 자리에 앉으면 화장실 가는 것도 잊은 채 퇴근시간을 맞이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허리에도 무리가 와서 병원을 다니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 잘하려고 하는데, 그 일이 어느 순간 내 삶을 지배해 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더 잘하려고 할수록 애를 쓸수록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내가 그들에게 모두 해줄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조금 더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누구보다 내가 나에게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 주어야겠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