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월말에는 무엇 하나요?
월말, 월초는 한 달 중 나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이번 한 달을 어떻게 보냈는지 돌아보고, 다음 달 계획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세울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프리랜서 생활하다 보면 월급도 없고, 휴가도 없고, 한 달에 한 번씩 결과보고하는 것도 없기 때문에 스스로 챙기지 않으면 한 달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른다.
월말, 월초를 의식적으로 챙기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4년 전, 자기계발 온라인 프로젝트를 만들었고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그때는 1일부터 31일까지 꽉 채운 프로젝트 일정을 소화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특히 리더이자 운영진,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니 프로젝트마다 단톡방을 만들고, 해체하고 등급 조정하고, 보증금 이체하고, 선물 전송하고, 신규멤버 안내하고...
남은 시간에는 가계부 정리, 플래너 정리하면서 월말 월초를 늘 불태우곤 했다.
잠깐 숨 돌리고 1일부터 다시 프로젝트 시작..
우리.. 이거 어떻게..했..었..나요? ㅋㅋ 원년멤버 보고 있나?ㅋㅋ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겪고, 20대 열정 뿜었던 시기를 지나 30대에는
조금 더 '나'에게 더 집중하기로 했다.
한 달 정리하고 새로운 한 달 계획하는 시간을 온전히 갖고 싶었고 올해 내 목표를 점검하고 싶었다.
아직까지 자유의지로 일정을 세우면 당장 급한 것부터 처리하려고 해서 아예 월말은 나와 데이트하는 시간으로 정했다. 보통은 컨디션이 그리 나쁘지 않아서 따로 카페 가거나 다른 부수적인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월말은 평일일 때가 참 좋다. 휴일은 왠지 쉬어야 할 것 같은 유혹에 빠지기 때문이다. 새해가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체크하는 건 주말인 월말은 몇 번인지..!! 22년은 4월, 7월, 12월 이렇게 3번 있다.
지인들과 만남, 모임도 하루 종일 하면 기 빨리고, 다른 우선순위를 놓치고 돌아보면 그 모임만 생각나는 뭔가 스스로에게 살짝 죄책감이 든다. 하지만 딱 필요할 때 집중해서 끝냈던 모임은 '가기 잘했어~ 다음에 또 가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나와의 데이토도 마찬가지다. 나와 너무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고 나를 아껴주는 건 아니다. 긍정 에너지가 가장 많이 나올 때, 외부 방해가 상대적으로 적을 때 1시간 집중한다. 물론 시간은 각자 소요되는 시간이 다르므로 유동적으로 정하면 된다. 너무 시간을 질질 끌지 말자. 피드백과 계획이 중요도가 높지만 우린 결과물 확인하고 그다음 행동에 집중하는 것도 필요하니까.
예전에는 음악 듣는 여유조차 없어서 그저 할 일 처내는 것에 신경 썼는데, 이제는 자주 듣는 피아노 음악을 배경 삼아 나와의 데이트를 즐긴다. 집중력에 따라 다르지만 나는 노래 가사가 나오면 따라 불러서 10분 만에 할 수 있는 걸 15분 넘게 걸리는 일들이 잦아서 집중이 필요할 땐 음악만 나오는 걸 좋아한다. 빗소리 ASMR도 괜찮고, 타이머 켜고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나는 30분 이내 짧게 끊는 일들은 보통 타이머를 활용한다.
월말, 월초 나와의 데이트를 하면 좋은 점
이번 달 목표 피드백하면 너무 터무니없는 목표가 있었거나, 인증을 위한 목표, 남이 해서 따라한 목표 등 '이걸 내가 적었다고?' 하는 목표들을 발견할 수 있다. 괜찮다. 지금이라도 발견했으니! 월초에 세운 목표만 보는 게 아니라 실제 내가 한 달 동안 한 것에 집중하자. 피드백은 계획과 행동의 격차를 확인하는 용도도 있지만 진짜 아닌 계획을 걸러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기에 내가 하고 싶은 목표, 내가 할 수 있는 목표에 집중할 수 있다. 목표 세울 때 자칫 남의 목표를 쓰는 경우가 종종 일어난다. 항상 목표는 'WHY?'를 생각하면서 내가 왜 이 목표를 정했는지를 스스로 질문을 끊임없이 하자. 대답도 물론 솔직하게 해야 효과가 있다. 또한 외부 영향에 따라 목표 달성률이 달라지는 건 좋은 목표가 아니다. 예를 들면 '책 출간하기'를 목표로 세웠다면? 이건 좋은 목표일까? 책 출간은 출판사를 통해 하고 싶다면 내 의지로는 한계가 있다.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서 뽑혀야 하고, 올해 책이 나올지도 모르고.. 변수가 많다. 하지만 '책 원고 써서 30곳 출판사에 보내기'라는 목표를 세우면 외부 방해 없이 오로지 내가 움직여야 할 수 있는 목표로 바뀐다. 목표는 내가 할 수 있는 선 안에서 정하자. 그러다 우연히 출판사에서 먼저 연락이 오는 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평소에도 '피곤하다' '우울하다' '귀찮다' '기분 좋다' '설렌다' 등 즉각적인 기분을 알 수 있지만 나는 잠시 이 시간을 통해 쉼표를 찍고 돌아보는 걸 좋아한다. 한 달 기록이 있으니 언제 어땠는지를 객관적으로 피드백할 수 있다. 14~16일에 만사 귀찮은 감정이 올라왔다면, 다음 달 이 시기를 미리 체크하고, 그전부터 조금씩 취침 시간을 앞당기거나 평소 하던 일의 양을 조금 줄이는 등 변화를 주면서 잔잔하게 흘러갈 수 있도록 체크한다. 물론 딱 다음 달 14~16일에 같은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은 없을지라도 미리 내 상태를 알는 건 시작부터가 다르다. 작년 자료가 있다면 작년 6월은 몇 시에 일어났고, 어떤 중요한 일들이 있었는지, 내 감정은 어땠는지 등을 찾아보면 더 좋다. 작년 자료가 없으면 올해 기록물을 쭉 적어서 내년에 활용해보자.
가계부 한 달 결산하는 것처럼, 시간 한 달 결산도 한 번 해 보자.
오늘 정신없이 바쁘다면 내일 쉬는 날이니까 늦어도 1일 지나기 전까지는 꼭 해보자.
곧 상반기가 끝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