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merci.
2022년 1월 19일, 맥 밀러가 살아 있었다면 서른이 되었을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얼핏 보고 잠들었다. 다음 날 일어나 버릇대로 글을 올리는 플랫폼에 들어갔다. 삼 년 전에 쓴 글의 조회수가 갑자기 치솟아 있기에, 왜지, 뭐 한국에서 알려질 만한 까닭이 있는 작품에 캐스팅이 된 걸까, 궁금해하며 그의 이름을 검색했다. “가스파르 울리엘, 향년 37세로 사망.” 분명한 정보가 적힌 제목들이 잔뜩 보였다. 삼 년도 더 전에 맥이 갔을 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그를 수식하는 한국 기사들을 통해 소식을 처음 접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다시 알파벳을 입력해 구글링을 했다. 프로필에 이미 적힌 사망 날짜, 2022년 1월 19일. 한 기사를 열었다. 사고라고 했다. 그가 2014년 <생 로랑>에 출연했을 당시 인터뷰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비슷한 시기 찍은 <이브 생 로랑>으로 피에르 니니가 세자르를 받은 해였다. 그는 ‘생 로랑’ 촬영이 끝날 때까지 ‘이브 생 로랑’을 보지 않았다고 했다. 매우 긴장한 상태로 보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안도했다고 했다, 두 작품이 완전히 각각의 영화여서, 피에르 니니가 드러내기로 한 것과 자신이 결정한 부분이 달라서. 그리고 피에르 니니가 굉장했다,고도 말했다. “그러니까 어느 정도는, 두 작품이 각자의 존재 이유를 가지고 있는 거죠. 어쩌면 이게 생 로랑처럼 아이코닉한 인물의 다양한 면을 기리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일지도 몰라요.”[indiwire.com] 그 조심스럽고 섬세한 말들이, 새삼 그의 연기를 닮아 있어 속상했다. 나는 겨우, 작품들과 몇 인터뷰를 통해 그를 알았고, 보잘것없는 솜씨로 그에 감탄하는 글을 한 편 적었을 뿐이지만, 감히 슬퍼하고 있다. 그와 같은 배우는 다시 없을 것이다.
가스파르 울리엘, 수많은 관객 중 하나로서 스크린 속 당신을 만났을 뿐이지만, 당신의 눈빛은 나를 새로이 고민하게 했고, 몰랐던 것을 깨닫거나 잊었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고, 웃거나 울도록 도와주었고, 때로는 내일을 기대하게 해 주었습니다. 감사했습니다. 당신과 같은 시간을 지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평온하기를 바라요, 평화 속에 잠들기를, 명복을 빕니다, 따위의 말들이 무겁습니다.
그래도, 그래도, Hope you rest in peace, my angel Gaspard Ulliel, merci, merci beaucoup.
https://www.bbc.com/news/entertainment-arts-60054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