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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제모름 Oct 19. 2022

위대한 예측불가능함을 기다리며,

낯익은 미래의 잔상을 더듬다



(부제: 불성실한 팬의 반성문)

 

Arctic Monkeys, <Tranquility Base Hotel & Casino>(2018)



나는 악틱 몽키즈의 불성실한 팬이었다. 너무 유명해서건 너무 확실해서건 너무 핫해서건... 늘 더 깊이 탐구하지 않을 핑계가 있었고, 덕질의 1순위는 대개 다른 아티스트들이 차지했다. 이들을 듣기 시작한 것은 2013년과 2018년 사이 어딘가, <Tranquility Base Hotel & Casino>는 (불성실한) 팬으로서 처음 맞이하는 새 앨범이었다. 당시 ‘기다렸던 사운드가 아니’라는 이유로 한두 번 대강 듣고 자연히 잊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제 와 뒤늦게 열한 트랙을 종일 돌려놓고 감탄을 늘어놓게 된 계기는, 곧 발매될 <The Car>의 두 번째 선공개곡 ‘Body Paint’였다. 무심코 재생하고 속절없이 빠져든 후 직전의 레코드를 더듬기 시작했다.



출처: Arctic Monkeys 오피셜 페이스북 페이지.


악틱 몽키즈는 영원히 길들여지기를 거부하며 다양한 장르를  식대로 아울러 왔다. ‘ 다음에 뭐가 나올지 우리도  모르겠다 어깨를 으쓱 하 내키는 대로 냅다 두드리는  같을 때도 있었다. 날것 그대로 완벽했다.  속에 있는 묘한 경계성은 넓은 범위의 리스너를 끌어들였다.   사운드의 흐름이나 앨범  트랙의 배치는 계산되지 않은/공식을 찾을  없는 방식으로 영리했다. 일단 플레이하면 일종의 오버도즈 상태를 감지하게  때까지 멈출  없었다. ‘Mardy Bum’ 다음 ‘Perhaps Vampires Is a Bit Strong But…’, ‘Yellow Brick Road’ 다음 ‘505’, ‘Cornerstone’ 다음 ‘Dance Little Liar’ 이어지는 식이었다. 무엇을 예측하건 ‘그게 아니었는데,  ‘그럴 했다.  


악틱 몽키즈에겐 뭐랄까, 수용가능한/이해가능한 예측불가능성acceptable/understandable unpredictability이 있다.(있어보이게 대강 엮은 것이 아니라 정말 느낌이 그렇다. 풀어 쓴다면:) 항상 뭔갈 예상하게 하지만 결국 비껴가며 때로 좀 ‘이상하다’는 느낌마저 드는 길을 택하는데, 결국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푹 빠지게 만든다. 포크록의 향이 풍기는 <Suck it And See>로 넘어가며 예를 들면- 누가 알렉스 터너가 “샤랄랄라”를 그리 반복할 거란 예상을 했겠냐마는, 듣다 보면 ‘못할 것도 없지’라고 고개를 끄덕이다 이내 마구 흔들게 되는 것이다(그러나 ‘fxxkin’ 샤랄랄라이며 따라서 19금이다. 가사는 지금 시대에 감탄하기엔 약간 ‘complicated’ 할 수 있지만, 그 표현법과 사운드 흐름 만큼은 굉장하다.). 그러더니 ‘Don’t Sit Down Cause I Moved Your Chair’의 멋들어진 저음이 등장해버리는 것이다.


또한, 접근가능한 위대함approachable greatness이 있다. 누구도 만들 수 없고 할 수 없을 작업물을 완벽한 형태와 조합으로 내놓는데, 그걸 저 위 범접할 수 없는 곳에 두지 않고- 손발에 닿는 위치에 던져 놓는다. 청자는 맛보고 씹고 즐기고 때로 내팽개쳐 둘 수도(긍정적인 뜻이니 그렇게 읽어 주시라) 있다. 이는 음악 자체만이 아니라 뮤직비디오와 라이브 퍼포먼스에도 있는 성질, 이 뒤로는 알렉스 터너에 관한 내용이 될 테다, (BBC 라디오1)애니 맥의 표현을 빌리면 “Fearless as a performer 퍼포머로서 거침없는”. 그는 남들이 뭐래건 하고자 하는 것을 한다. 홈 카메라 정도로 찍은 원테이크 립싱크 비디오 속에서 빨간 터틀넥 니트 차림으로 기타 솔로가 흐르는 동안 가만히 카메라를 응시하기도 하고, 수많은 관중이 “R U Mine?”을 합창하는 스태디움에서 선글라스에 레더 재킷을 걸친 채 팔다리를 휘두르고 힙을 흔들거나… 바닥에 드러눕기도 한다(달라 보이지만 실은 별로 다르지 않다). 여기서 나는 ‘Alexander the Great’이라는 말을 타이핑한다. 애정을 섞어 가볍게 놀리는 표현이나 어느 정도는 진심, 그가 ‘어프로쳐블 그레잍’ 하기에 가능한 유희다.


악틱 몽키즈의 음악이 흐르면 아무 생각 없이 즐기며 리듬을 탈 수도, 자리를 잡고 앉아 심각한 표정을 하고 몰입할 수도 있다. 와중 긴장은 유지된다. 그것은 자아와 거리를 둘 줄 아는 송라이팅 기술 덕이기도 하다. 종종 내면의 가장 어두운 곳으로 깊이 들어가기도 하나, 그걸 꺼내놓는 방식엔 건조하게 거리를 두는 뉘앙스가 있다. 대담하게 내리꽂다가 절묘하게 선을 긋는다. 가사를 인지하고 들으면 때로 이중적인 정서가 발생되는데, 관찰적이거나 전지적인 화자를 둔 경우라면 그의 입장이 되어 평가하거나 경고를 날리는(?) 기분이 들다가도, 상대의 입장이 되어 평가 받고 경고 당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두 종류가 뒤섞일 때도 있고- 어느 쪽이건 판타스틱하다.


그러다 심심찮게 등장하는 러브송은 또 얼마나 so sick하게 로맨틱한지. 그것들을 들을 때 역시 화자와 그가 노래하는 대상이 되는 것이 모두 가능하다. 누군가에게 미쳐버리거나 그 크레이지한 욕망의 상대방이 되기도, 버림 받고 절망하거나 냉정하게 관계를 끊어내는 쪽이 되기도 한다. 그 러브식의 정점(+a)에 <AM>이 있었다. 다채롭고 역동적인 사랑과 욕망의 표현이 군더더기 없고 매혹적인 강약조절과 함께 흘러 넘쳤다. <AM>으로 악틱 몽키즈를 처음 접하고 이전의 음악들로 거슬러 올라가며, 나보다 겨우 몇 년 먼저 태어난 세대를 좀 부러워하기도 했다. (1순위가 아니었다 뿐이지 미련도 남지 않을 정도로 덜 좋아한 것은 아니다) 한 밴드가 십 몇 년의 세월에 걸쳐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기억에 저장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값진 일인지. 그래 놓고, 2018년 당시 그 소중한 기회를 밀어두었던 것을 깊이 후회한다. 고로 이 글은 전문적 앨범 리뷰도, 이들의 역사에 보내는 헌사조차도 아니고- 그저 반성문 비슷한 무언가다.


출처: Arctic Monkeys 오피셜 페이스북 페이지.


담배를 문 남자가 그려진 케이스를 열면 보이는 꽁초 무더기. <Whatever People Say I Am, That’s What I’m Not>엔 “넌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래도 난 널 집에 데려갈 거야”(‘Still Take You Home’)와 “죄송하지만 경관님, 술 마시는 데 정해진 나이가 있는 건가요? 아무도 말을 안 해줬거든요”(‘Riot Van’), 그리고 “당신네들 다 뱀파이어인 거 알아”(‘Perhaps Vampires Is a Bit Strong But…‘)를 오가는… 삶의 어떤 시기에만 가능한 에너지가 가득했다. 그럼에도/그렇기에 악틱 몽키즈의 스튜디오 데뷔 앨범은 세대를 초월하여 훌륭했다. 헌데 고작 1년 후 낸 레코드엔 보다 초현실적 표현의 범위가 넓어짐과 함께 상당한 성숙한(그러나 여전히 날것의) 정서가 감지된다, 놀랍지 않은가. 개인적으로 첫 앨범은 듣다 보면 가끔 ’이건 하이틴 때 들었어야‘란 생각이 끼어들지만, <Favourite Worst Nightmare>는 그렇지 않다.


이후 점차, 이들은 레코드 전체의 파워를 조절하고 사운드를 늦추는 재미를 청자와 공유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Suck it and See>의 클래식 로큰롤/포크맛이 나는 낭만적 느긋함laid back에서 <AM>의 세련되고 시원스런 그루비함을 점칠 수 있었냐면 절대 아니고, 그것들에서 <Tranquility~>를 예상할 수 있었냐면… 그럴 리가. 악틱 몽키즈가 첫 앨범의 타이틀로 택한 문구 ‘Whatever People Say I Am, That’s What I’m Not’은, 그 형태를 바꾸고 의미를 입체적으로 넓히며 매번 적용되고 있다.


https://youtu.be/f_2rM8A_1-w

'Star Treatment'


<Tranquility~>의 커버와 트랙리스트를 들여다보며 머릿속으로 그린 그림이 무엇이건, 아마 흐트러졌을 것이다. “I just wanted to be one of The Strokes”나 “Maybe I was little too wild in the ‘70s” 따위의 구절이 감미로운 가성이 첨가된 보컬을 통해 귀에 들어오면, 청자는 ‘낯설다’, ‘악틱답지 않다’는 느낌을 받으며 의심하게 될 수도 있다, 악틱 몽키즈는 ‘one of those bands’인가? 더욱 유명해지고 나이가 들며 자연스럽게 ‘감상에 젖고’ ‘소프트한’ 사운드로 안주하는? 이어 당장 앞의 무신경하고 부적절한 표현들에 대해 사죄의 말을 올린다(to Alexander the Great). ‘답지않다/안주한다’며 ‘실망’한 것은 절대 아니었으나, 당시 ‘내 입맛엔 좀 소프트하다’고 여기곤 깊이 탐구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 부러 틀리게 적었다. ‘소프트하다’니. 이처럼 무성의하고 일차원적인 감상이 어디 있냔 말이다. 당연히 그리고 진실로, 이는 단순한 부드러움도, ‘전향’이나 ‘안주’도 절대 아니다. 오히려 안주의 반대다. 예술가로서 날카로운 잣대를 유지하(려면 계속해서 날을 벼려야만 한다.)고 있다는 증거다. 실은 너무나 ‘악틱답게도’, 누가 뭐래든 하고자 하는 대로 한 것이다.


재지하고 라운지한 사운드. 멜로디는 자주 흐느적거리는데 절대 귀를 편안하게 해주는 종류가 아니다. 보컬의 조여들고 쥐어짜는 소리들과 끊을 듯 끊지 않는 흐름은 귀의 긴장을 유지 시키고 더 나아가 뱃속을 꼬이게도 한다. 때론 낮게 깔아 변주를 준다. 알렉스 터너는 -본디 그리고 갈수록 더- 발음을 제외한 거의 모든 요소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보컬이었지만, 이제는 목소리와 멜로디의 조합을 가지고 (성공할 것이 분명한) 실험을 하는 듯도 했다. 특히 ‘Golden Trunks’의 ‘귀에 바람이 속삭이듯’ 흐르는 “And in response to what you whispered in my ear~”를 (제대로) 들었을 땐 소리내 ‘오우’를 뱉었고, ‘She Looks Like Fun’의 ‘펀’하게 괴물스런 “She looks like fun”이 내리꽂혔을 때는 감탄과 웃음을 함께 터트렸다. (마일즈 케인과 함께한 프로젝트 밴드 활동에서 얻은 에너지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겠다.)


https://youtu.be/qL4m04OyCkY

'One Point Perspective'


“(……)이 벌스 전체, 이 곡 전체- 어쩌면 이 레코드 전체가- 조용한 방에서 공연하는 것에 대한 아이디어에서 구체화tees up 됐을지도 모르겠다.(……)이 앨범의 많은 보컬 레코딩을 빌딩 전체에 홀로 있는 상태에서 그냥 마이크와 테잎 레코더를 두고 가사를 쓰면서 했었다. 그게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하도록 해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곡을 포함해 80퍼센트 정도는 그런 식으로 녹음한 보컬이 레코드에 들어갔다.”

- Alex Turner, 2018.05.11, interview by. Ryan Dombal [pitchfork.com]


Hollywood Forever Cemetary에서 ‘One Point Perspective’를 공연하며 “I’ve played to quiet rooms like this before”에 다다르게 되어 기뻤다,는 말에 이어 알렉스 터너가 남긴 코멘트다. <Tranquility Base Hotel & Casino>는 과연 쓰인 장소와 별로 다르지 않은 “조용한 방”에서 재생되거나 공연될 듯한 레코드다. COVID-19 이슈 직전해에 나온 이 앨범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과 결과물 모두, 예견이라도 했듯(“1984, 2019”) 펜데믹 세계에 어울린다.


대부분의 음반이 그렇듯 <Tranquility~>의 트랙 흐름에는 까닭이 있다. ‘Star Treatment’로 오프닝을 끊고 ‘The Ultracheese’로 ‘돌아와’ 엔딩크레딧을 올리는 것에. 첫 곡이 끝나면 ‘One Point Perspective’의 상큼한 건반 사운드가 울리고, 그 끝과 ‘American Sports’의 도입부가 한 곡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은근히 깔려 있던 냉소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Tranquility Base Hotel & Casino’에서는 전체적으로 톤을 낮추고 무게를 더하며 어둠을 드러낸다. 웅장하고 우아하게 시니컬한 ‘Golden Trunks’가 지나가면, ‘Four out of Five’가 긴장을 늦추는 척 숨긴다. ‘The World’s First Ever Monster Truck Front Flip’과 ‘She Looks Like Fun’의 재기 넘치는 다크코미디. 그 사이를 ‘Science Fiction’과 ‘Batphone’의 회의적인 모던-섹시-레트로 누아르가 메꾼다. 마지막으로 ‘The Ultracheese’의 멜랑꼴리 재즈가 커튼콜을 담당한다.


알렉스 터너는 내면 풍경이나 감정, 사회 단면의 초현실적 이미지화를 늘 독특하면서도 깔끔하게 해내는 스토리텔러, 이번엔 그것이 특정한 배경과 테마를 중심으로 모이더니 가상 세계가 탄생했다. 기술이 발전한, 디스토피아의 색이 비치는 근미래, 이들의 페르소나격인 밴드가 머무르며 청자를 초대하는 호텔 겸 카지노는 달의 ‘트랜퀼리티 베이스’에 자리한다. 어차피 사이언스 픽션 레코드이니 스탠리 큐브릭이 달 착륙을 연출했다는 음모론을 가져온다면, ‘트랜퀼리티 베이스’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 호텔은 가상현실이나 환상일 수도 있다. “골든 트렁크를 입은 자유세계 지도자”(‘Golden Trunks’)가 주최하는 “아메리칸 스포츠”(‘American Sports’)의 패자-아마도 승자는 없다-들을 현혹하는 공간일지도.


https://youtu.be/xvOrayAVhBo

'American Sports'


Everybody’s on a barge

Floating down the endless stream of great TV

모두가 부딪히고 있어

위대한 TV의 끝없는 스트림에 떠내려가면서

1984, 2019

- ‘Star Treatment’


‘1984’는 아마 조지 오웰 레퍼런스일 테다. 만약 그렇다면 여기서 1984년은 2018년의 과거가 아니라 1949년의 미래다. 뒤이어 등장하는 숫자는 2019, 앨범이 발매된 바로 다음 년도, COVID-19 이슈가 온/오프라인을 뒤덮기 시작한 해다. 어쩌면 악틱 몽키즈가 그린 세계는 한때 미래였던 현재가 아닌가. 조지 오웰이 1949년에 완성한 ‘35년 후’처럼, 1984년에 그린 ‘35년 후’(그러고 보니 2019년은 <블레이드 러너>의 배경이기도 하다). SF 필터를 장착한 채 몇십 년 전의 과거로 돌아가 당시엔 미래였던 현재를 낯선 관점으로 바라보며- ‘존재하지 않는 곳인 동시에 현 세계인’ 어떤 장소에 대한 감상을 노래하는 것은 아닌가. 빅브라더는 -별로 놀랍지 않게도- 미디어의 형태로 나타난다. 앞으로 찾아올 시대에 대한 경계나 경고보단 이미 진행된 것들에 대한 초현실적 냉소. 동시대의 단면을 노래하기 위한 틀로 근미래 디스토피아를 가져온 것이다.


달에 있는 호텔이라니, 지구는 이미 평안tranquility을 찾아 도피할 틈조차 없는 장소라서일까? 누가 알겠나, 픽셔널한 배경의 기계적 토대를 촘촘히 세웠을 수도 있겠지만, 그보단 어떤 ‘감각적 실마리’에서 창작의 영감을 얻었음에 가까울 것이다. 이 주제넘는 짐작의 루즈한 근거로, ‘Batphone’의 구절 “I launch my fragrance called Integrity / I sell the fact that I can’t be bought”에 관한 알렉스 터너의 인터뷰를 가져와 봤다.


“그런 것에 관해서는, 여기 앉아서 당신에게 도덕성 그리고 그것과 나 사이의 관계에 대한 코멘트를 남기고는, 그걸로 망할 향수를 만들어내고 그런 잘 빠진 가사를 쓸 수는 없는 거다. 그보단 내 마음의 눈으로 향수병에 적힌 ”도덕성“이란 단어의 모양을 보는 것에 가깝다- 한번 그 글씨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나면, 그 다음엔 스스로 알아서 써지는 거다.”

- Alex Turner, 2018.05.11, interview by. Ryan Dombal [pitchfork.com]


이런저런 설정들을 나열하며 이 세계의 구조를 들춰내고 분석하는 건 흥밋거리는 될지 몰라도 의미 있는 행위는 아닐 듯하다. 이 레코드가 영화라면 기발하고 철저한 과학기술 이론이 담긴 각본과 화려하고 정교한 연출을 자랑하는 블록버스터보다는, 유일한 분위기와 철학적 대사로 낯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슬로우번 사이버펑크 필름에 가까울 테다. (“What do you mean you’ve never seen Blade Runner?”/ 그러나 블레이드러너스럽게 축축하고 칙칙한 무엇은 또 아니다) 미래적인, 그리고 ‘미래가 없는 듯한’ 분위기를 띤.


https://youtu.be/71Es-8FfATo

'Four out of Five'


비주얼 에스테틱 역시 이와 일치한다. 검은 바탕에 호텔 모형이 놓인 앨범 커버. 알렉스 터너가 호텔 주인으로, 2역을 하는 그를 포함한 멤버 전원이 호텔에 거주하며 공연하는 밴드 역할로 등장하는 뮤직비디오들 역시 몇십 년 전 영화들을 연상시킨다. 곡 전체가 광고인 ‘Four out of Five’, “이리 와서 머무르세요, 호평을 받은 곳이랍니다. 5점 만점에 4점!”을 속삭이는 자는 ‘호텔 광고송’을 공연하는 밴드 보컬이다. 화자보단 ‘공연자’에 가까울지도. 뮤직비디오엔 호텔이 고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밴드가 고용돼 객실 키를 받고 공연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다. 앞선 문장은 표면적 요약일 따름이다. 우주적이면서 레트로한 분위기(: 알렉스 터너가 연주하는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에 날카로운 경고성 기계음이 끼어드는 오프닝, 거칠게 요약하자면 바로 그 느낌이다.), 알렉스 터너 특유의 적절한(?) 오버액팅과 고집스러운 정서가 독특한 재미를 부여한다.


‘Tranquility Base Hotel & Casino’ 비디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좋은 오후입니다, 트랜퀼리티 베이스 호텔 앤 카지노입니다, 저는 마크이고요, 어디로 연결해드릴까요?” 이 서비스 멘트를 알렉스 터너가 부르는데, 이런 톤으로 (눈을 부릅뜨고) “굿 에프터눈”이라고 한다는 건… ‘레코드가 말그대로의 정서를 품고 있지 않음’이라는 경고가 아닐까.


https://youtu.be/mXuUAtAtMtM

'Tranquility Base Hotel & Casino'


사운드의 톤을 이쯤에서 다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미래를 배경으로 함에도 아날로그하고 올드스쿨 하다는 점이 <Tranquility~>의 매력 중 하나다. 재지한 피아노/키보드 기반의 사운드, 라운지의 뉘앙스가 있다. 라운지라면 주로, 공간에 머무르는 사람-이 경우 고객-들의 릴렉스를 돕는 tranquil한 음악이다. 그러나 이 레코드의 느린 템포는 앞서 적었듯(1) 마음을 풀어주기보다는 조인다. 가상의 호텔 속 악틱 몽키즈의 한시적 페르소나 밴드가 연주하는 언뜻 부드러운 음악은, -곡 전체가 광고인 경우마저- 그 멜로디 사이에 날을 숨기고 있다.


Can I please have my money back?

My virtual reality mask is stuck on ‘parliament brawl’

Emergency battery pack

Just in time for my weekly chat with God on video-call

제발, 내 돈을 돌려받을 순 없어?

내 가상 현실 마스크가 ‘의회 말다툼’에 끼어 버렸거든

비상 배터리 묶음

매주 신과 화상 통화로 대화하는 시간에 겨우 맞췄네

- ‘American Sports’


‘문 호텔’을 광고하는 가수건 ‘모던 라이프스타일’에 푹 빠진 소비자건, 이 앨범의 사이언스픽션적 표현들엔 경탄의 느낌표에조차 굳이 숨기지 않는 냉소가 있다. “Technological advances really bloody get me in the mood기술의 발전이 정말 젠장맞도록 기분을 쳐지게 하네”(‘Tranquility Base Hotel & Casino’)나, “Mass panic on a not-too-distant future colony그리 멀지 않은 미래 식민지의 거대한 혼돈”(‘Science Fiction’) 같은 구절은 말할 것도 없고.


https://youtu.be/kwQT4jnbAso

‘The World’s First Ever Monster Truck Front Flip’


이 풍자의 톤은 몇 트랙들에서 꽤나 흥미로운 변주를 띤다. 먼저, 실재하는 영상에서 영감을 받아 그와 흡사한 타이틀까지 단 곡, ‘The World’s First Ever Monster Truck Front Flip’. “버튼만 누르세요, 나머지는 저희가 해드립니다. 데이터 저장의 이국적인 사운드!”라고 반복하는 후렴을 비롯한 몇 구절의 딜리버리가 묘하다: 레코드 전체 톤과 일치하는 종류이나 약간 건조하다. 여전히 아날로그-올드스쿨한 가운데, 가볍게 끊어 뱉는 마디마다 절제된 바이브레이션을 가미했다. 리듬에서 아주 희미하게 기계음(오토튠이 아닌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이 연상된다.


버튼만 누르면 기계가 다 해준단다. 꼭 그 문구의 불특정적 타겟이 화자의 위치에 온 듯한 ‘She Looks Like Fun’은 또다른 방향으로 듣는 재미가 상당한 트랙이다. 후렴구에 “She looks like fun”을 괴물스런 목소리로 던진 후 알렉스 터너는 매번 랜덤한 단어들을 외친다, “굿모닝”, ‘치즈버거’, “스노보딩”, “부코스키”… 정말 SNS피드스럽지 않은가. “그녀”는 등장하지 않고, 사실 그럴 필요도 없다. “재밌어 보인다”, 그거면 족하다. 화자는 별로 상대를 ‘만나 진짜로 알아갈’ 생각이 없다, “우리는 모두 온라인으로 이사했”으므로.


“사람들이 가상 세계에서 만드는 캐릭터에 관한 곡이다. ‘치즈버거 라인’에 한해 말하자면, 실제로 <High Maintenance>의 한 에피소드를 보고 있었는데, 거기 어떤 사람이 치즈버거와 함께 자기 사진을 찍어 올리고… 그런 부분이 있었다. 그 파트는 또한, 책을 읽으며 몰입하려고 노력하지만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것을 멈출 수 없는 현상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이 곡을 쓸 때 내가 약간 그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 Alex Turner, 2018.05.11, interview by. Ryan Dombal [pitchfork.com]


소셜 미디어 등 온라인 세계의 단면을 시니컬하게 다루는 곡은 10년도 더 전부터 드물지 않게 있어왔다. 그러나 유사한-드물지 않은- 주제가 아티스트의 개성에 따라 어떻게 형태와 초점이 다른 작품으로 탄생하는지 살피는 일은, 절대 질리는 법이 없다.


 https://youtu.be/eLYeiimWLoY

'She Looks Like Fun'



앞서 적었듯(2), 알렉스 터너에겐 자아와 거리를 두고 픽셔널한 화자에 이입해 곡을 쓰는 능력이 이미 충분했다. 이번 앨범의 화자들은 가상현실을 떠다니는 이름 모를 누군가부터 호텔 프론트 직원, 자신과 흡사한 스타나 뮤지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어쩌면 결국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이 뛰어난 송라이터는 그 사이사이 제 내면의 조각을 자연스럽게 끼워 넣어, 자조나 성찰을 드리운다.


I wanna make a simple point about peace and love

But in a sexy way where it’s not obvious

Highlight dangers and send out hidden messages

The way some science fiction does

(……)

So I tried to write a song to make you blush

But I’ve a feeling that the whole thing may well just

End up too clever for it’s own good

The way some science fiction does

- ‘Science Fiction’


‘Science Fiction’의 화자는 대놓고 아티스트 자신과 겹친다. ‘가사를 쓰는 것에 관한 가사’에는 송라이터의 자아와 느긋한 자조가 있다.(“Evidently.” - Alex Turner, 2018.05.11, interview by. Ryan Dombal [pitchfork.com]) 이토록 의도적으로 진솔하다니, “아주 초기의 송라이팅 방식이 떠올랐다”던 말이 무슨 뜻인지 감히 약간 알 것도 같다. 그 결과물들은 아주 다른 형태를 띠고 있고, 12년의 간격을 두고 각자의 자리에 훌륭하게 존재한다.


https://youtu.be/qMI9GXTLZyI

'Science Fiction'


“I just wanted to be one of The Strokes”

"이 구절을 쓸 때, 그것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끝에 다시 등장시키지 않을까) 상상했지만, 끝내 레코드에 들어가진 않았다. 그러나 다시 돌아봤을 때 제자리에 있는 느낌을 받았다. 왜냐면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거든, “젠장. 지난 12년이 섬광처럼 지나갔네.” 거기엔 정직함과 진실이 있다. 첫 레코드를 만들고 내가 곡을 쓰는 스타일은 상당히 발전했지만, 그 구절의 퉁명스러움bluntness -그리고 어쩌면 이 앨범의 다른 몇 가사들은- 내가 처음에 곡을 쓰던 방식을 떠올리게 한다.“

- Alex Turner, 2018.05.11, interview by. Ryan Dombal [pitchfork.com]


쇼 비즈니스에 대한 환멸이 어른거리기도 하는 첫 트랙 ‘Star Treatment’의 정서는, 이 우주적/초현실적인 동시에 지구적/현실적인 서사시들을 타고 흘러 마지막 트랙과 만난다. 일단, 더욱더 그리고 클래식하게 재지하다. (‘악틱 몽키즈’와 ‘재즈’, 이 단어들을 한데 놓게 될 줄이야.) 커튼콜 다운데, 그 정도로 얼버무리기엔 지나치게 아름답다. 이 로맨틱하고 날카롭고 아련하고 처연한 곡은 대체 뭘까. 익숙한데 생소하다. 이제껏 이들의 곡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종류의… 깊게 비터스윗한 향기가 풍긴다. 미래로 날아가 현재를 씁쓸하게 추억하는 느낌이 들면서도, 나는 물론 이들조차 겪지 않았을 과거에 대한 향수가 묻어나는 듯도 했다.


What a death, I died writing that song

Start to finish with you looking on

It stays between us, Steinway and his sons

‘Cause it’s the ultracheese

Perhaps it’s time that you went for a walk

And dress like a fictional character

From a place they called America in the golden age

- ‘The Ultracheese’


‘Ultracheese’는, 스타, 아티스트, 송라이터 따위의 수식을 걷어낸 한 개인으로서 지난 세월을 돌아보는 곡으로 다가온다. ‘not cool’하게 보일 위험을 감수하고 진솔한 목소리를 꺼냈기에 ‘ultra cool’하다. “I just wanted to be one of The Strokes”에서 출발해 “But I haven’t stopped loving you once”에 이르는, 이토록 다이나믹하고 풍부하며 깔끔한, 어쩌면 악틱 몽키즈의 작품 중 가장 논픽셔널한, 픽션의 서클이 이렇게 완성됐다.


 https://youtu.be/Muil_PtJURY

'The Ultracheese'



“사이언스 픽션은 우리의 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다른 세계들을 창조하는데, 그 아이디어에 대해 뭔갈 쓰고 싶었다. 그래서 공상과학 책들과 파스빈더의 <World on a Wire> 같은 영화들을 보면서, 그러한 류의 언어에 접근할 수 있게 됐고- 그러는가 싶더니 갑자기 우리가 가상 현실과 달 카지노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던 거다.”

- Alex Turner, 2018.05.11, interview by. Ryan Dombal [pitchfork.com]


현실을 비추는 창으로서의 사이언스 픽션. <Tranquility Base Hotel & Casino>는 근미래 디스토피아의 틀 속에서 하는 동시대 풍자다. 또한 문호텔에 고용된 뮤지션의 목소리를 빌려 털어놓는 아티스트 자신의 내면 여정이다. 힘을 뺌으로써 무게를 더하는 법을 완전히 터득한 듯한 악틱 몽키즈는 묻는다, “Do you remember where it all went wrong이 모든 게 다 잘못 흘러간 게 어디서부터였는지 기억해?”(‘Tranquility Base Hotel & Casino’), 모두에게 그리고 자신들에게. 핵심은 ‘잘못 흘러가고 있다’는 서술도 ‘어디서부터?’에 대한 답도 아닌, 물음을 던지는 행위 자체에 있다(고 감히 적어도 될지). 거기엔 어떤, 사색을 유도하는 여백이 있다.


다가가기 쉽지 않은 레코드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뭐, 악틱 몽키즈의 뜻을 설명하려 드는 것은 데이빗 린치를 샅샅이 해독하는 것 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일지도 모른다. 앞서 적었듯(3), 치밀한 계산에 의해 계획되고 구성된 것이라기보단, 알렉스 터너 본인이 말하는 방향대로 ‘그렇게 하고 싶었고 그렇게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에 가깝지 않을까.(“…ended up making the world of my own”- 2018.05.11, interview by. Annie Mac, [BBC Radio 1]) -상업적 시리즈물 제작이 아니라 송라이팅이고 예술이니- 듣는 이들은, 구체적인 이미지를 제시하면서도 무한한 상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닌 이 레코드의 곳곳을 신중하게 맛보고 뜯어보고 즐기고 날려 보내기도 했다가… 애지중지하면 된다. 알렉스 터너처럼 빌딩에 홀로 남겨지긴 힘들겠지만, 어디든 조용한 방에서 (어쩌면 격리 상태에서. 별로 편안한 자세일 필요는 없다) <Tranquility Base Hotel & Casino>를 돌려 놓고 공상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동시대에 관한 시니컬한 고찰이나 개인적이고 느긋한 성찰도 나쁘지 않겠다.


악틱 몽키즈의 음악적 여정에서 이 앨범이 갖는 의미를 적어볼까 했는데, 그걸 규정할 자격이 내게 있을 리가. 아닌 것을 나열할 수는 있겠다. ‘페이즈’나 변종도 아니고 종착역이나 총집합도 아니다. 뉴 에라도 아니다. (악틱 몽키즈는 매 레코드가 뉴 에라였으니까.) 다만 ‘성장’이라는 말을 조심스럽게 적어볼 수는 있지 않을까. 타인과 나란히 놓고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닌 오로지 이들의 작품에 한정된 표현이라면. 절대 이전에 얕거나 좁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10년이 넘는 동안 한 분야를 파고든 예술가들의 작업에 대해, ‘처음부터 완벽했고 늘 똑같이 완벽했다’고 갈무리하는 것도 좀, 게으르고 폐쇄적인 서술이지 않나. 이제껏 아티스트의 전작들과 최신작을 비교하며 ‘성장’이나 ‘발전’보단 ‘변화’나 ‘확장’ 등의 단어를 주로 사용해 왔으며, 그 워딩을 강조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Tranquility~> 만큼은 악틱 몽키즈에게 있어 감히 ‘성장’이라 해도 틀리지 않으리란 생각이 든다.


<The Car> 커버.


며칠 후 <The Car>가 발매된다. 이번에 악틱 몽키즈가 운전할(혹은 운전하길 거부하는) 차는 무슨 색을 띠고,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커버 아트와 트랙리스트, 선공개된 두 곡의 오디오와 비디오를 보고 떠오르는 단어들은 있지만… 아마 ‘그게 아닐’ 것이다. 일곱 번째 앨범 발매를 앞두고 여섯 번째 앨범에 대해 쓰기 위해, 여섯 레코드를 내내 복습했다. 그리하여 기대하게 된 바는, 특정한 방향성이 아닌 그 ‘예측불가능성이 발현될 모양’이다. 악틱 몽키즈의 팬이 되는 법을 이제 겨우 제대로 배운 것 같다. 알게 된 이래 n년 동안, 이들을 오늘만큼 좋아한 적은 없었다. 내일은 아마 더 좋아하게 될 것이다.  




+ 알렉스 터너(in trouble) 인터뷰 번역 일부

2018.05.11, interview by. Ryan Dombal [pitchfork.com]


(about ‘American Sports’)

“곡을 막 쓰기 시작했을 때 집에서 녹음한 보컬이다. 완성했는지 확신조차 할 수 없을 때 무언가를 포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 같다. 보컬을 재녹음하려고 했더니 마음에 들었던 그대로 부를 수가 없어서, 그냥 있던 대로 두었다. 아마 가장 잘 녹음된 작업물은 아닐 거다.”


(about ‘Golden Trunks’)

“(…….) ”the leader of the free world“가 특히 현재에 얼마나 다루기 까다로운 문구인가에- 거의 매료될 정도였다. 음성학적으로 작업하기 힘든 것들이 몇 있는데, 그 튠이 어떻게인지 가능하게 했다. 이 경우엔, ”the leader of the free world“(sing) 라고 부르면, 갑자기 즐거워진다. 약간 디즈니스럽다, 이 멜로디가(…….)이 곡은 분명히 여성 캐릭터를 중심에 두고 있다. 그리고 이 레코드 내에서 가장 러브송에 가까운 곡이다. 이 캐릭터를 만들었고, 그녀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에 대해 이러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는 거다. 그런 과정을 통해 다가온 구절이다; 그리고 WWF를 생각했고.”  


https://youtu.be/31hMzRNeIq4

'Golden Trunks'


(about ‘Star Treatment’)

“지하세계라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든다, 꼭 라스베가스가 아니더라도 내 상상 속의 어딘가, 그 아이디어가 이 레코드의 가사들을 쓰는 데에 도움을 줬다. 이 곡에서 ”martini police“에 대해서도 노래하는데, 그 말들과 함께 흐르는 그 멜로디에 날 즐겁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곡 속에 등장하는, 나이트클럽에 상주하는 밴드에게 맞는 이름인지를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비트의 멜로디는 내게 Toto를 연상시키는데- 내가 왜 이걸 당신에게 공유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about ‘Batphone’)

Q: 이 트랙에서, 당신은 “I launch my fragrance called Integrity / I sell the fact that I can’t be bought” 라고 노래한다. 찾아봤더니, 정말로 ‘인테그리티(도덕성)’라는 이름의 향수가 있더라.

“오 젠장. 그거 쓸 때 분명 확인했는데, 그땐 아직 없었다. 그럼 나 큰일 난 거 맞지?So I’m probably going to get in trouble then, huh? 그런 것에 관해서는, 여기 앉아서 당신에게 도덕성 그리고 그것과 나 자신의 관계에 대한 코멘트를 남기고는, 그걸로 망할 향수를 만들어내고 그런 잘 빠진 가사를 쓸 수는 없는 거다. 그보단 내 마음의 눈으로 향수병에 적힌 ”도덕성“이란 단어의 모양을 보는 것에 가깝다- 한번 그 글씨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나면, 그 다음엔 스스로 써지는 거다.”


https://youtu.be/zM1KK2xX4_w

'Batphone'



* 참고 인터뷰

https://pitchfork.com/features/song-by-song/arctic-monkeys-alex-turner-decodes-every-song-on-tranquility-base-hotel-and-casino/


출처: Arctic Monkeys 오피셜 페이스북 페이지. Photo by. Zackery Micha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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