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제모름 Dec 09. 2022

본즈 앤 올, 리 앤 매런, 루카 앤 테일러 앤 티모시

본즈 앤 올 지버리시



* <본즈 앤 올> 스포일러와 약간의 호들갑 포함



1.


Q: 사람들이 본즈 앤 올 관람에서 얻어가기를 바라는 것이 있나요?

“I’m every human does wonder, am I a monster or is this what it means to be human?”(Clarice Lispector 인용) 그게 사람들이 여기서 얻어갈 커다란 무언가라고 생각해요, 있죠, 삶의 어떤 시점에서 우리는 물음을 던지게 돼요, 내게, 이 모든 감정을 지닌 내 존재 자체에 본질적으로 잘못된 무언가가 있는 걸까? 그리고 그 답은 아니다, 입니다. 그리고 세상엔 자신과 같은 식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그게 바로 무조건적인 사랑이예요.

-테일러 러셀, 인스타그램 @letterboxd


리뷰에 결국 담지 못한 장면이 그거였다, 소들을 보며 매런이 리에게 ‘저들에게도 가족이 있을까하고 묻는 장면.  존재와 욕망에 대해 끊임없이 떠올리고 괴로워하는 와중 생명과 ‘인간성 대해 깊은 사유를 하게 되는 매런과 리를, 누가 괴물이라고   있느냐고. 당신네 “피플 몇이나 그런 “무조건적이고 완전한 사랑을  보았느냐고.


https://www.instagram.com/reel/Cjf-11vuVXH/?igshid=YmMyMTA2M2Y=


이 배우에게 조금 더 빠져들게 되는 짧은 인터뷰. ‘루카 구아다니노가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티모시 샬라메에게 걸었던 마법을 여기서 테일러 러셀에게 걸었다’(의역), 관람 전 훑은 인디와이어 헤드라인에 대강 그런 문장이 있었다.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2.


먹는 장면 찍을 때 소품이 체리초콜릿이었다던데 물론 자본이 어느 정도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긴 하지만… 감독과 제작진이 배우에게 해줘야 될 것 중 하나가 그거라고 생각한다, 편안하게 배역에 몰입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걸 다 해주는 거. ‘너네는 배우니까 맛없어도 맛있게 먹어’ 하는 게 아니라 정말 무아지경으로 흡입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 주기. 루카 구아다니노는 그런 부분을 늘 섬세하게 체크하는 감독인 듯하다. 최종적으로는 당연히, 작품을 위해서.



<본즈 앤 올>(2022)



3.


매런과 리가 정말 그 시대에 존재했던 이들 같았다. 취향이 감지되는 캐릭터들은 늘 매력적이다. 키스 레코드를 틀어 놓고 춤추는 리, 틈만 나면 책을 붙들고 있는 매런, 그리고 의상 감독님께는 내 작은 사랑을 전부 드린다. 카일라가 F워드(루카니까 괜찮아)로 욕한 가디건… 같은 옷을 고집하는 리.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에서 티모시 샬라메가 토킹헤즈 티셔츠를 입고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바로 그, “You’re making things very difficult for me.” 씬에서. 아 이 유일한 존재감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나는 몇 년 동안 간헐적으로 그에 대한 글을 너무 일찍 써버린 것을 후회하고 있다. 어쩔 수 없다. 어차피… 뭐라고 써야 좋을지도 모르겠다. 제작에도 참여했던데, 스스로 잔뜩 뿌듯해 할 만 하다. 아니 누가 이 인간 상 같은 거 많이 좀 줘 봐.



4.


오리지널 사운드트랙과 삽입곡 모두 최고였다. 레너드 코헨, 뉴 오더, 조이 디비전… 하루에 엣모스피어 열 번은 들어야 취침이 허용된다. 그리고 요새 듣던 몇 곡이 본즈 앤 올의 어떤 부분들 같다는 생각을 하는 중이다. 매런의 대사를 듣고 겹친 ‘Do I Wanna Know?’를 kill 하지 못해서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리뷰에 적었는데 좀 우스운 도입부가 돼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미 글러서 판단할 수 없다. 아 그러나 AM 트랙리스트 중 본즈 앤 올의 곡은 역시 ‘I Wanna Be Yours’다. 좀… 리의 테마송 같지 않나, 단지 너의 것이 되고 싶다니. 그리고 피버 레이의 위대한 신곡 ‘What They Call Us’. 1에 적은 부분과 연결되는 느낌으로- 리와 매런을 떠올리며 듣고 있다.


https://youtu.be/nyuo9-OjNNg


https://youtu.be/VudTAeQeA9o



5.


이런… 사랑천재들이 만든 영화 같으니라고.


!크리스마스에는 연인과 함께 본즈 앤 올을 관람하세요!

-경고-

*본인의 연애에 사랑이 없음을 깨닫게 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영화를 욕할 경우 헤어지고 싶을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칵투스 블라썸즈 지버리시: 라이브, 커버, 밥 딜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