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훑어보기!

정리정돈 찌부찌

by 문우편집위원회

지난 2019년도 2학기 문우편집위원회의 메인 세미나 주제는 ‘신자유주의’였습니다. 신자유주의란 1970년대 말 석유파동을 기점으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정치경제 시장을 지배해온 원리를 뜻합니다. 발단이 되었던 경제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개인의 가장 일상적인 부분에까지 관여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하지만 이름만 덜컥 놓고 보면 그렇게 생소할 수가 없는데요. 아래는 신자유주의의 형성 배경, 유형, 한국에서의 신자유주의와 그 여파 등에 대한 간단한 정리입니다. 오늘날의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여러 주제의 글들이 실린 메인 기획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전, 문우가 이야기하는 신자유주의가 대체 무엇인지 함께 훑어보도록 해요!



학습목표

- 신자유주의가 등장한 배경을 알고, 자본주의,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가 가지는 차이점을 알아본다.

- 신자유주의가 한국에 도래한 시기와 원인, 또 그로인해 생겨난 ‘한국형 신자유주의’의 특징을 알아본다.

- 신자유주의의 도입이 우리 사회에 초래한 결과를 알아본다.



1. 신자유주의와 복지


신자유주의의 도입은 당대 미국, 영국의 복지정책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렇다 할 복지 개념이 없었던 미국과 영국은 1929년 경제 대공황을 맞음과 동시에 복지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됩니다. 이 깨달음을 계기로 약 40여 년 간의 ‘수정자본주의 체제’가 확립됩니다. 그러나 이 체제 또한 ‘과도한 복지’를 지향한다는 점을 이유로 많은 비판을 받았고, 때마침 터진 석유 파동과 그에 따른 경제 대위기와 맞물리면서 세계 사회의 관제탑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석을 메운 체제가 바로 신자유주의입니다. 신자유주의는 기존에 활성화되었던 국가 차원에서의 복지를 대폭 축소하고, 경제 활동에 대한 국가의 규제 반대를 표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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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처리즘(Thatcherism)과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


당시 미국과 영국 정부는 맞닥뜨린 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각기 다른 경제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영국에서는 마거릿 대처 수상의 ‘대처리즘’이, 미국에서는 레이건 대통령의 ‘레이거노믹스’ 정책이 시행되었고 이 두 개의 커다란 흐름이 점차 전 세계의 경제 체제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1) 대처리즘

① 긴축정책

- 공공의 목적으로 쓰였던 정부의 지출 감소

- 사회복지 차원의 프로그램 삭제 (주택보조금, 교육비, 환경관련 예산, 국유기업보조금 등)

- 노동자의 힘 약화, 임금 감소, 실업자 증가

② 감세

- 부자 세금 83 ☞ 40, 돈 적게 버는 사람 세금 33 ☞ 25로 직접세 감소 (단위는 %)

- 물건값에 붙은 간접세와 국민보험에 낼 돈 증가

- 고소득자에게 이익

③ 공기업 민영화 : 공기업이 국가의 보호 아래에서 경제적 효율성을 상실하고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에 민간기업과의 경쟁을 통해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

- 아무도 사려 하지 않는 공기업의 수익성 높이기 위해 민간자본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제도 개편 ex. 전기료 대폭 인상

④ 노동자 공격

- 노동조합을 정책결정과정에서 배제하여 경제정책 참여 경로 봉쇄

- 단체행동권 등의 활동에 제약

- 노조에 대한 우회적 공격 ex. 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정하던 임금위원회 폐지


(2) 레이거노믹스

①긴축정책

- 재정 긴축 : 사회복지 부문 감소와 동시에 국방비 대거 증가 ☞ ‘군사적 신자유주의’ 체제

- 통화 긴축 : 고금리 정책 ☞ 중남미에 투자되었던 돈이 미국으로 넘어가기 시작 ☞ 중남미 국가 파산

② 감세 : 기업과 고소득층에게 이득, 최저소득층은 더 많은 세금 부담

③ 규제 완화 : 기업 활동에 압박 가하던 규제 완화

- 초기에는 기업의 효율성 개선 등의 성과

- 경쟁이 격화되자 경쟁력 약한 기업 파산 ☞ 고용악화, 실업률 상승

- 환경오염 규제, 제품의 안정성 규제마저 소실

- 기업 사고팔기가 늘어나 독점 강화

④ 노조에 대한 공격



여기서 잠깐!


Q.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는 같은 말 아닌가요?

A. 면밀히 말하자면 아닙니다. 흔히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와 완전히 같은 의미의 말로 사용되곤 합니다. 하지만 그 둘을 똑같은 이념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1] 일반을 의미하는데 반해 신자유주의는 1970년 경제 대위기 이후부터 현재까지 세계 경제와 사회를 지배해온 체제를 뜻합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는 자본주의에 속하는 체제로서 자본주의에 비해 조금 더 작은 폭의 시대를 아우르는 구조라 볼 수 있습니다.


Q. 신자유주의와 자유주의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신자유주의와 자유주의의 차이점은 각각의 체제가 도입된 시기에 있습니다. 두 이념은 서로 비슷한 내용, 즉, 자본주의 경제 시장에 대한 국가의 개입 반대를 주장하지만 통시적인 관점에서 자유주의는 신자유주의에 선행합니다. 이전의 자유주의가 복지라는 개념을 고려하지 않은 데에 비해 신자유주의는 이미 복지가 주가 되었던 수정자본주의의 몰락 이후 새롭게 도입된 탓에 복지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국가는 개입하지 말자.’와 ‘복지에 힘을 실어보니 오히려 실패하더라. 그러니까 국가는 개입하지 말자’가 가지는 뉘앙스의 차이는 작지 않지요.



3. 한국형 신자유주의


미국에서 시작된 신자유주의는 점차 전 세계를 대상으로 확산되기 시작합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신자유주의가 한국에 뿌리를 내린 시점은 대략 김영삼 정부 후반기라고 합니다.


한국은 [미국의 동아시아 대외경제정책의 전환]에 대해 시장개방과 자유화로 대응했으며, 1997년 이른바 ‘IMF 위기’ 이후의 위기관리 및 구조조정 과정을 통해 마침내 신자유주의적 전환의 결정적 문턱을 넘어섰다.[2]

1995년 1월, 김영삼 정부는 세계화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한국 경제가 신자유주의로 전환되기 시작한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는 여러 의견이 있겠으나, 신자유주의를 새로운 ‘국시(國是)’로 내걸고 하나의 국가 개조 계획으로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시점은 이때로 보는 것이 옳다. (홍기빈, 「한국에서의 신자유주의 20년」, 『경향신문』, 2014.12.31.)

한국에서 자유화 정책은 전두환 군사 정권 시기에 첫 선을 보였으나 국가주도 경제 체제를 무너뜨린 결정적인 계기는 IMF 구제금융 요청 사태에 있었다. 당시 아시아에서 잇따라 발생한 외환위기에 한국도 타격을 입었고 이에 한국식 충격요법(shock therapy)으로 국가주도의 경제 체제는 막을 내리게 된다. (백수경, 「한국, 폴란드, 그리고 신자유주의가 낳은 덫」, 『한겨레』, 2016.09.26.)


위의 기사들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은 IMF 이후, 위기를 관리하고 기존의 구조를 개혁하면서 점차 신자유주의를 본격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신자유주의는 이내 한국 경제 고유의 특성을 반영한 ‘한국형 신자유주의’로 변모하게 됩니다.


1) 한국 경제의 특징

- 세계 경제와 긴밀한 연관

- 높은 대외무역의존도와 대기업 위주의 수출 주도 성장전략(내수경제의 저성장 야기, 고용 없는 성장)

-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쟁 격화


2) 한국형 신자유주의의 특징

- 신자유주의 경제관료의 매개로 초국적 자본과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재벌이 갈등/공존. 과두권력

- 한국 자체에서 출범한 것이 아니기에 미국/영국 등에 의존적인 성격

- 노동 유연화를 통한 효율 증대 추구(정리해고, 비정규직, 성과급 등. 사실상 경쟁 증대)



4. 한국 신자유주의의 귀결


한국에 뿌리를 내린 신자유주의적 구조는 가계부채 증가, 금융 불안정 등의 결과를 초래함과 동시에 사회경제적 양극화를 야기했습니다. 사회경제적 양극화는 노동 양극화, 기업 양극화,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로 나누어 살필 수 있습니다.


1) 실업과 비정규직으로 인한 노동 양극화

- IMF 위기 직후 실업자 직업군: 기능원, 판매원, 단순 노무직, 사무직 등 노동계급

- IMF 위기 이후 실업자 직업군: 관리직, 사무직, 행정직, 연구직 (노조 X, 집단 저항 불가)

- 노동자들이 고용 및 경제적 안정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대폭 하락

- ‘노동 유연화’로 인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규모 증대. (2018년 기준 임금노동자의 33%가 비정규직 노동자)

-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은 2007년 55~56% 선을 기록하다, 2010년 이후 처음으로 50% 미만으로 하락. 그러나 동시에 정규직과의 임금 차이 악화.


2) 기업의 양극화: 대기업 위주의 성장 전략으로 인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증대


3)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

- 1, 2로 인해 야기됨. 소득과 자산 분배가 악화되고 저소득층의 빈곤이 심화.

- 상대적 빈곤율 증가 (1997년 8.7% ☞ 2018년 17.4%)



5. 신자유주의적 삶


신자유주의는 약속하였다. 선택의 기회가 확장되면 확장될수록 더욱 멋진 세상이 된다고. 신자유주의는 주장한다. 훌륭한 소비자가 곧 훌륭한 시민이라고. 신자유주의가 보기에 인간의 본성에 가장 적합한 공간은 시장이다. 사회가 할 일은 하나도 없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시장은 이런 개인들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이다. 이 공연이 성공하면 그 성공은 시장의 공이지만, 실패하면 그것은 개인의 실패이다.[3]


국가 외부에서 내부로 단단히 자리매김을 한 신자유주의는 또 한 차례, 국가에서 개인의 삶으로 파고들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각자의 삶에 깊이 관여하게 된 구조로 인해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자유주의적 삶’에 매몰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생겨나는 다양한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체제에서 빠져나오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신자유주의적 체제가 불러온 몇 가지 삶의 양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실직의 불안감: 상습적인 정리해고 및 비자발적 이직. 이로 인해 자신들의 고용 상태에 대한 고용자들의 막연한 불안감 증대.


2010년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조사에서도 직장인 10명 중 7명은 현재 근무하는 회사에서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평균 50세 이전에 퇴직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이들 중 48.1퍼센트는 현재의 고용 상태의 불안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그렇다(36.4퍼센트)’ 또는 ‘매우 그렇다(11.7퍼센트)’로 대답했다. (본문)

노동시장 위험과 고용불안정은 몇몇 지표들이 확인해 준다. 일터에서 비정규직이나 자영업 노동시장은 매우 심각하다. 1년 미만 근속자(31.3%)가 많다보니 사회보험(37.8%), 교육훈련(38.4%), 유급휴가(24.5%) 적용자는 10명 중 3명이 고작이다. 직장에 취업해도 10년 이상 장기 근속자 비율은 20.1%에 불과하다. 게다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나라와 비교하여 1인 자영업자도 2배(15.4%)나 많다. 이런 현실에서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은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김종진, 「평등한 시민권과 촘촘한 사회적 안전망」, 『경향신문』, 2019.03.14.)


2) 노동시간의 연장

- 기업에서는 공장을 새로 짓거나 인력을 채용하기보다는, 기존 인력에게 추가 수당을 주며 더 많이 일을 시키는 것이 이익

- “벌 수 있을 때 벌어야 한다.” 노동 강도 및 노동 방식에 대한 불만을 품은 채로 기꺼이 야근, 주말 근무를 비롯한 고된 추가 근무를 수행.

- 2010년 기준 OECD 근로자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 약 2200시간 정도로 1위.


3) 자기계발과 재테크

- 고용 불안 및 긴 노동으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소모를 사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흐름.

- 유연화된 노동 현실에 맞춘 무언가가 필요 ☞ 자기계발에 매진해 스펙, ‘경쟁력’을 향상 ☞ 인적 자원(human resource), 인적 자본(human capital)을 목표

- 자기 계발의 예: 철저한 시간 관리, 평생학습 등

-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는 자기 계발의 양상으로 인해 집단적 해법을 모색하는 데에 난항.

- 더욱이 개인 간의 경쟁이 심화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성과 없는 강박만을 야기

- ‘자기 책임’ 아래 펀드/연금/보험 등을 통해 재테크.

- 그러나 여기서도 개인의 책임만이 강조되고, 모두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4) 낮은 신뢰와 삶의 질

- 타인에 대한 신뢰 감소 ☞ 개인, 가족, 혈연, 지연, 학연 등의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 심화

- 누군가가 자신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으니 철저히 “개인적인” 문제로 끌고 가야 한다는 인식 확산

- 삶의 만족도 하락, 자살률 증대


신자유주의는 겉으로는 신체의 자유를 주고 자아실현을 촉구하는 생명관리정치의 모습을 띠지만 실제로는 생명을 억압하는 죽음의 권력으로서 군림한다. 신자유주의적 생명은 신자유주의적 죽음 위에서만 가능한 것이다.[4]


[1] 「자본주의」, 『두산백과』, ㈜두산, http://www.doopedia.co.kr.

[2] 지주형, 『한국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형성』, 책세상, 2011, 25쪽.

[3] 엄기호,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낮은산, 2009, 114쪽.

[4] 지주형, 『한국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형성』, 책세상, 2011, 465쪽.


참고문헌

강상구, 『신자유주의의 역사와 진실』, 문학과학사, 2000

지주형, 『한국 신자유주의의 기원과 형성』, 책세상, 2011

엄기호,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 낮은산,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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