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느Yonu Dec 26. 2019

허리아래를 간수 못해서 - 촉망받던 칠선의원의 폭망

한편 한국은?



 앤써니 위너라는 민주당 7선 하원의원이 있었다. 그는 타고난 토론가이자 싸움꾼이었으며 '우파진영을 벌벌떨게하는 인물'이라는 평을 들었다.


 게다가 그는 힐러리 클린턴이 '제2의 딸'이라고 칭하는 그녀의 보좌관 출신 후마 에버딘과 결혼까지했다. 주례는 민주당 출신 전 대통령 빌 클린턴이 섰다. 위너의 앞에 창창한 정치인 길이 열리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그의 트위터에 공개된 괴상한 사진 한 장. 누가봐도 팬티에 남성의 성기였다. 위너는 처음엔 해킹이다, 나는 모른다 하며 부정하다가 사태가 커지자 사진의 주인은 본인이며 본인이 찍은 사진임을 공식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의원직 사퇴는 없을 것이라 단언했다.


 하지만 같은 민주당 출신 대통령 오바마가 "나같으면 사퇴한다"며 위너에게 한방 먹였다.  길로 위너는 7선 하원의원직을 사퇴한다.


할말을 잃은 스티븐 콜베어

 게다가 사진도 한 두장이 아니었다.


 한국에도 비슷한 트위터 사건이 있었다.

 

 국내 유력정치인이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추모한답시고 올린 트윗에 일본 AV 표지를 올린 것이다. 물론 해당 트윗은 순식간에 삭제됐고, 해명은 뭐... 해킹당했다 정도로 끝났다. 큰 파장도 없었다. 아직도 한국은 '남자 허리 아래 일은 신경쓰지마라'인가보다.


 다시 돌아와서.


 언론은 위너 만큼이나 후마의 반응에 집중했다. 후마는 당시 임신중이었다. 후마의 반응은 초연했다. 그녀는 위너와 이혼하지 않았고, 위너는 아내가 떠나지 않아 체면을 지킬수 있었다.


 그리고 위너는 뉴욕 시장직에 출사표를 던진다. (민주당 시장 후보 경선) 후마는 위너 시장 홍보 영상에 직접 출연하여 남편을 응원하는 대인배적 모습까지 보인다.



 아내 후마까지 그를 지지하자 위너는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었다.



 그를 따르는 이들도 많았다.



 그의 선거운동은 정말 돌풍을 일으킨다. 사람들은 "Everybody deserves 2nd chance!"를 연호하며 그를 지지했다. 그는 민주당 뉴욕 예비 시장 후보 여론조사 1위를 달리기 까지 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뉴욕시의 특성상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가 되면 시장이 되는 것은 따놓은 당상.


 (또) 그러나...



 그의 허리 아래가 또 사고를 쳤다. 이번엔 사진만이 아니라 아예 대놓고 모르는 여성과 외설적 대화를 주고받았다.


 아래는 그가 리사라는 여성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리사-당신은 정치에 대한 열정만큼 침대에서도 열정적인가요?

위너-실신당하고 싶지 않으면 나를 막아야 할 거에요.

리사-세상에! 내가 찾던 남자네요! 미래의 뉴욕 시장과 해보고 싶어요.

위너-나를 흥분시키는군요.


......세상에



 그리고 가명(카를로스 데인져)으로 인터넷에 자신의 성기사진을 올린 것까지 탄로가 나버렸다. 이정도면 정신병을 의심해봐도 되지않을까.



 해명 기자회견장에 후마 역시 나타났다. 위너의 말보다 후마의 말이 더 중요한 시점이었다. 후마는 말했다.


 "이 결혼은 유지할 가치가 있습니다. 저는 남편을 사랑하고, 용서합니다. 이 선거를 계속 하겠습니다."


 후마를 두고 많은 설전이 오고 갔다. 혹자는 후마가 감정에 눈이 멀어 이성이 마비되었다고도 했고, 혹자는 위너가 아내를 괴롭히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냥 나의 의견인데 후마는 무슬림가정 출신으로 아이까지 있는 여성이 이혼을 택하기가 쉽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 사회에서는 PC주의에 어긋나기 때문에 이런 의견을 개진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분명히 둘의 사이를 갈라놓았다. 후마는 더 이상 위너의 선거유세를 함께하지 않았다.


 그리고 위너는 또 한번 뉴스를 장식하게 되는데...



 자신의 행동(야한 트윗, 외설적 메시지)을 비판하는 유대인과 유세중에 언성을 높이며 맞짱을 떠버린 것이다. 마치 자신의 행동이 잘한일이라도 됐다는 듯 시민과 언성 높여 싸우는 위너의 모습에 유권자들은 경악할밖에...


말을 잇지 못하는 사회자


 결국 위너는 여론조사 꼴찌로 추락했다.


 대망의 민주당 뉴욕 시장 예비후보 투표날. 후마는 위너와 동행하지 않았다.



 아들만을 안고 나타나 투표를 마친 위너. 아들은 갑자기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울음을 터뜨리는데 위너는 아들을 달랠 생각도 안하고 그저 '잘했어, 따봉! 따봉!'만 한다. 개인적으로 저 양반 참 끝까지 가족을 이용해먹는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표 결과는 당연히 위너가 꼴찌.



 시장선거 탈락 후 위너는 TV에 정치 패널로 출연하며 재기를 노렸으나......


 2016년 8월에 또 반나체의 사진을 다른 여성에게 전송했다가 걸린다. 이때 전송한 사진에는 반나체의 위너와 자고 있는 아들의 모습까지 함께 포함되어 있었단다... 본격 아들 재우고 야한 사진 찍어서 다른 여자한테 사진 보내는 남자...  


 게다가 같은 해 9월에는 무려 15세 어린 소녀와 음담패설이 담긴 메시지와 사진을 전송한게 걸려서 FBI의 조사를 받았다. 법원으로부터 21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평생 성범죄자로 등록되는 영예(?)를 얻었다.


 후마와는 어떻게 됐냐구?



협의이혼 진행중에 있다. 별거중인데 기자가 위너가 사는 곳의 이웃들과 인터뷰를 해본결과, 이웃들은 하필 성범죄자가 같은 빌딩으로 이사를 와서 기분이 좋지 않다고...



 촉망받던 정치인에서 허리 아래 간수 못해서 SNS로 망한 남자 앤써니 위너.



 한국은 이런분들도 정치활동 하는데 하등 문제 없는데... 무언가 씁쓸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시대가 할퀸 예술가, 덩리쥔(등려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