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취준생

by 여느Yonu

한참 코로나로 웅성웅성하던 2월. 나는 '해고 없는 회사'에서 멋들어지게 부당해고를 당하고 다시 취업시장에 나온 취준생이었다. (물론 해당 회사는 고용노동부에 신고를 했고 내가 이겼다)


면접장에서도 코로나는 최대 화두였다. 특히 내가 지원하는 번역업계나, 해외 영업쪽이 그랬다. 외국과 일을 많이 하니까. 해외 바이어들이 입국을 망설이고 있다던가, 일단 프로젝트를 잠시 미뤄두고 있다던가... 그래도 채용은 한다는게 기업의 방침이었다.


나는 퇴사 후 거의 방구석에서 지냈으므로 면접 외에는 밖에 나가질 않았다. 그러다보니 2월의 '마스크 미착용시 출입금지' 표지가 촌스럽게도 신기했다. 아직도 '금지'만 보면 자연스레 거부감을 갖는 성격탓인가보다. 한번은 면접을 마치고 나도 모르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청소아주머니의 눈총을 받은 적도 있다.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였어서 "요샌 마스크 안쓰는 사람이 더 이상해보여요~"라고 조언도 해주셨다.


3월, 나는 독일 기업과 연관 프로젝트를 한다는 강남의 어느 회사에 합격했다. 합격은 단것이었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불안했다. 해외프로젝트인데... 코로나 때문에 취소되면 어떡하지?


그리고 내 우려는 그대로 들어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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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월, 5월 나는 무수히 많은 회사들과 면접을 보았다. 회사들과 면접을 다니면 다닐수록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였다.


아픈 마스크에 귀와 콧등이 낑긴채 면접장에 가고, 잠시 벗어 놓고 면접을 보고, 다시 쓰고 회사를 나올 때면 내 귓가에는 "코로나가 참..."하던 기업 면접관들의 말이 떠올랐다.

주위 친구들도 합격을 했다가 코로나 때문에 취소되거나 회사에서 휴가를 보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어쨌든 나는 일하고 있다. 합격을 하고 출근을 하고 출입증을 받아들고 난뒤에 귀동냥으로 들었다. 취준생들의 이력서 학벌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특히 유학생들의 지원이 두드러진다고. 코로나 때문에 급히 귀국한 유학생들도 갈곳을 잃은 것이다.


어느새 한해가 다 끝나간다. 어떤 분이 그랬다. 지금이 꼭 IMF 때 연말 같다고. 코로나가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 그래서 도대체 언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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