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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느Yonu Jan 13. 2023

간호사 선생님들의 그 따뜻함

감사했다

병원을 자주 가는 편이다. 입원도 1년에 한 번은 하는 것 같다.


간호사의 업무는 참 힘든 것 같다. 특히 새벽에도 병실에 들어와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약을 바꿔달고...


입원하면 나는 늘 얇은 혈관 탓에 주삿바늘이 여기저기 꽂히는 고생을 하곤 한다.

사실 나만 고생하는 게 아니다. 새 혈관을 또 찾아 바늘을 꽂아야 하는 간호사 선생님들도 힘들다.


한 번은 정말 사방팔방에 다 바늘을 꽂았던 적이 있다. 흉은 오래갔다. 그러던 와중에도 응급실에 가야 했다. 주사자욱이 가득한 나의 손등부터 팔뚝을 보고 간호사 선생님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셨다.


결국 나는 엄지손가락 부근에 수액 주사를 맞았는데, 고참 중에서도 최고참 간호사 선생님께서 오셔서 주사를 놔주셨다.


주사를 놔주시고 "아픈데 잘 참았어요"라는 말도 잊지 않으셨다. 나는 치료를 받을 때 최대한 물리적 아픔은 티를 내지 않는 편이다. 사실은 내가 약해 보이고 싶지 않다는 강박관념 탓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꾀병을 부리는 게 아니라 이만큼 고통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굳이 증명하고 싶어서.


주사를 놔주신 간호사 선생님은 되는대로 걷어내 팔뚝을 내밀었던 내 양팔의 윗도리를 아주 꼼꼼히, 구김 하나하나를 신경 쓰시며 내려주셨다. 숱한 주사가 꽂혔었다는 흔적을 가려주시겠다는 듯이.



그 후 또 한 번 입원했을 때의 일이다. 나는 이미 기진맥진한 채 응급실에 도착했고, 혈압을 재고, 심전도 검사를 위해 웃통을 다 열어젖혀야 했다. 어차피 치료를 위한 것이니 신경 쓰지 않았다. 심전도를 측정해 주신 간호사 선생님은, 본인의 시프트가 끝나 일상복으로 갈아입고 퇴근하시면서도 마지막까지 내 상태를 확인하고 가셨다. 그 사람 많은 환자 대기석에서 굳이 나를 찾아서.




오늘도 병원에 다녀왔다. 여담이지만, 오늘 신발을 벗고 누워서 검사를 받았는데 매우 깨끗하지 못한 양말을 신고 갔던 것을 집에 도착하고서야 알았다. 조금 민망하다.


내일도 병원에 가야 한다.

병원다녀오던 길에 푸르름이 마음에 들어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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