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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느Yonu Jul 09. 2023

할머니와 던킨도너츠


내가 중학생 때쯤이었나 동네에 던킨도너츠가 새로 들어왔었다. 할머니는 그 뒤로 우리 집에 오실 때마다 던킨에서 도넛을 사 오셨다.


나는 할머니가 던킨도너츠에 들어가 도넛을 고르고, 계산을 하고 나온다는 상상에 신기했다. 중학생인 내 눈에 던킨도너츠는 할머니 세대가 아닌 그 아래 훨씬 젊은 세대들만의 음식인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랬던 할머니는 이제 요양원에서 사라져가는 기억들과 싸우고 계신다.


할머니를 요양원에 모셔두고 떠나온 길에 던킨도너츠를 봤다. 할머니 생각이 나서 몇 개 집어왔다. 하지만 집에 도착하자마자 눈물부터 왈칵 쏟아져 결국 못 먹고 다 버렸다.


할머니는 기억을 잃어가고 계신다. 괜찮아요 할머니. 내가 기억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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