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 가면 현지 음식을 반드시 먹어보라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나도 하노이에서 쌀국수를 먹으러 갔다. 어디가 유명한지 몰라 대충 구글 평점이 높고 숙소와 가까운 곳으로 갔다.
해가 떨어진 후였지만 날씨는 한국과 비교도 안되게 더웠다. 자리에 앉자마자 식당 주인은 내 자리에 다사니 DASANI 물을 떡하니 가져다 놨다. 내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여기서 내가 순진했던 점은 이 물이 한국처럼 식전에 주는 공짜 물일 거라고 착각했던 점이다.
마침 날도 덥고 쌀국수는 뜨거우니 쌀국수와 스프링롤을 먹으며 물도 신나게 마셨다. 그리고 대망의 계산시간. 거스름돈을 받았는데 1만 동이비었다. 내가 이상하단 눈빛으로 쳐다보니 더 말할 새도 없이 계산원은 자기도 다 안다는 식으로 "디스(물), 텐 따우전"하며물이 1만 동이라고당당히 말했다.
그렇게 나는 눈뜨고 코베였다.
소화가 안 돼 그날 밤 내내 설사는 덤.
후에 여행 중 호주와 인도 여행객들을 만나 이 얘기를 했더니 호주 여행객도 겪어본 적이 있는 사기(?)였다. 인도 여행객은 아예 그게 싫어서 그랩으로만 음식을 시켜 먹는다고 했다. 그래, 기술 발전은 좋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