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마치고 남은 달러와 베트남 동화를 바꾸기 위해 은행에 갔다. 달러와 자국화를 쓰는 몇몇 동남아국가에서는 자기들끼리 사용하길 꺼려하는 낡은 달러를 거스름돈에 끼워 주는 경우가 있는데 내가 그걸 당했었다. 거스름돈 4달러를 받고 나왔는데 1장이 딱 그런 달러였다. 후에 비행기에서조차 그 1달러는 사용하지를 못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선 낡은 달러도 문제없이 환전해 준다.
달러 환전은 문제가 없었으나 베트남 동이 문제였다. 1만 동 미만은 환전이 불가능한 것. 결국 나는 5천 동을 그냥 손에 쥐고 은행을 나와야 했다. 지폐 모으는 데는 취미가 없었기에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점심 먹으러 들어간 김밥집에서 요리조리 돌려보고 있었다. 그때 안면이 있는 김밥집 사장님이 이건 뭐냐며 관심을 가지셨다. 베트남 돈인데 우리 돈 250원 정도라 환전을 못했다고 하니 즉석에서 250원을 줄 테니 자기 달라고 하셨다. 외국돈 모으고 싶으시다고. 그냥 드릴 의향도 있었기에 괜찮으니 가지시라고 했는데 250원을 꼭 쥐어주셨다. 아주머니는 5천 동이 마음에 드는지 연신 바라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