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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느Yonu May 16. 2024

하롱베이, 후기를 남기자 여행사에서 연락이 왔다

쉽지 않네 


하롱베이 여행은 쉽지 않았다. 베트남 현지 여행사를 통해 여행을 일주일 전부터 예약을 해뒀음에도 여행 전날 밤 8시까지 픽업 시간이나 장소에 대한 연락을 받지 못했다. 보통은 여행을 예약하면 픽업 시간과 장소를 전날 오전에 보내주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그날도 바쁜 하루를 보냈던 나는 오후 8시가 되어서야 픽업 연락이 안 왔다는 걸 깨닫고 왓츠앱과 이메일로 여행사에 부랴부랴 문의를 적어 보냈다. 참고로 동남아 여행 중에 왓츠앱이 꽤 사용하기 좋았는데, 이건 다른 글에 적어보겠다. 


다행인 건 왓츠앱, 이메일 모두 회신이 빨리 왔고 나는 픽업 시간과 장소를 확정할 수 있었다. 다만 사과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대망의 여행날. 나를 데리러 차가 두 대나 왔다. 자기들끼리 혼선을 빚어 내 이름이 두 가이드의 관광객 목록에 오른 것이다. 나는 어쨌든 먼저 만난 가이드의 버스에 내 이름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탔다. 


사실 버스 타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아-쉽지 않네. 약속한 픽업 시간이 지나도 가이드가 나타나지 않아 왓츠앱으로 연락하니 그제야 가이드가 왓츠앱으로 전화를 했다. 알고 보니 그는 호텔 로비에서, 나는 호텔 밖에서 기다린 것이다. 가이드는 계속해서 왜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지 않았냐고 했다. 나는 정확히 어디서 기다리라는 얘기는 들은 적도 없고, 왓츠앱으로 메시지를 했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받아쳤다. 그게 지금까지 다른 가이드들과 해온 방식이기 때문이다. 좋게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가이드가 너무 툴툴거려 내가 눈치가 보일 지경이었다. 보통 가이드들은 도착하면 왓츠앱으로 도착했다고 메시지를 줬고 그러면 나는 메시지를 보낸 사람을 찾아 투어를 시작해 왔다. 



휴일인지라 하롱베이의 승 솟 동굴 올라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왜 히말라야에서 자기 차례 기다리다가 등반가들이 죽는지 이해가 될 정도...? 그래도 동굴은 아름다웠다. 



동굴 관람을 마치고 카약을 탔는데 다른 글에도 적었지만 안전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결국 나는 잘 쓰지도 않는 여행 후기를 작성했다. 내가 겪은 일을 다른 사람들도 겪기 전에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나는 1. 픽업 시간과 장소에 대해 사전 고지가 없어 내가 직접 연락해야 했다는 점 2. 카약킹은 안전요원이 없어 위험해 보인다는 점 이 두 개를 적었다. 별점은 5점 만점에 2점. 1점을 주기에는 그래도 여행사도 노력한 게 있었으니 2점.


그리고 며칠 뒤 여행사에서 카톡이 왔다. (이 사람들 내 카톡에 왓츠앱 다 가지고 있으면서도 나한테 연락이 늦었던 거다.) 여행사에서는 장문의 카톡으로 1. 픽업 시간과 장소 사전고지는 휴일이라 그랬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이때 처음 사과를 받았다. 그렇지만 휴일이었다 한들 다른 관광객들도 나와 같은 일을 겪었을까? 그리고 2. 카약킹은 여행사에서 담당하는 것이 아니고 하롱베이 쪽에서 직접 관리를 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그다음이 화룡정점이었다. 여행 평점이 중요하니 내 리뷰를 삭제해 주면 여행비용을 전부 환불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아니 이건 좀... 


나는 1. 애초에 사과와 설명을 해줬다면 나도 저런 리뷰를 남기지 않았을 것이다 2. 하롱베이 쪽에서 관리를 한 들 너희 여행사에서 여행코스에 넣었으니 내 리뷰는 문제없는 것 아니냐라고 답하고 환불 안 받고 리뷰 안 지울 거니 다시는 연락하지 말아 달라고 적어 보냈다. 적어서 보내고 나니 서비스에 비해 별점이 꽤 높은 게 전부 안 좋은 리뷰들은 환불해 주고 삭제한 건가 싶기도 했다. 


하롱베이 여행, 쉽지 않았다. 내가 진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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