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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니 Dec 31. 2020

힘내서 힘 빼고 쓴 글

글쓰기에서 중요한 건 힘 빼기라며

글을 쓸 때가 가장 힘든 건 무엇일까?

잘 쓰고 싶어서 진도가 나가지 않을 때이다. 잘 쓰고 싶어서 잔뜩 힘을 주고 어색하게 글을 쓰는 나 자신을 발견할 때. 고통의 시간이다. 타자를 치며 글을 쓰는 행위는 어렵지 않지만 잘 쓰는 건 어렵다. 잘 쓰고 싶은 중압감 때문에 오히려 더 글을 쓸 수 없수가 없다. 다음에 쓸까?라고 생각하고 미룬다.

항상 그게 문제다.  


'잘 쓰고 싶은 욕심'


예전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과하면 독이 된다. 평소에는 자신을 부추겨 열심히 하게 하지만 자신의 실력보다 한참 먼 결과를 바라면 사람은 초조해지고 불안해진다. 글쓰기도 그렇다. 잘하려고 애쓰면 더 쓰지 못하고 괴롭기만 한 것이다.


그런 상황이 되면 나는 최후의 수단을 쓴다. '막글쓰기'란 방법이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나르가 쓰는 방법이다. 그가 설명한 정확한 명칭은 '판단 중지'(에포케)연습이다. 자기 검열을 없애는 방법으로 시간을 정해놓고 그 시간 내에는 머릿속에 생각나는 생각을 다 글로 내뱉는 것이다. 이런 글은 쓸모없지 않을까?라는 평가를 다 내려놓고 오로지 키보드로 글을 채우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나는 글쓰기 예열이 필요할 때나 글을 도저히 못쓰겠는 경우에는 이런 훈련을 한다. '막글쓰기'라고 이름까지 붙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막글은 꽤 효과가 좋다. 나중에 읽어보면 보석 같은 문구도 만난다. 글을 쓸 때 예전에 썼던 막글을 수정하여 써먹은 적도 많다. 자기 검열 없이 글을 쓰다 보면 예상보다 괜찮은 문구를 만나는 것이다. 


잘 쓰려고 하지 말고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도 하지 말고


막글을 쓰며 글쓰기를 하다 보니 결국 이 두 가지가 내 글쓰기 모토가 되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꾸며 쓰는 것을 그만뒀다. 읽는 사람은 안다. 진심인지 아닌지. 글은 솔직하다. 잘 쓰려고 해도 자신의 능력만큼만 쓸 수 있다. 그래서 잘 쓰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저 내가 쓸 수 있는 만큼만 쓰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힘내서 힘을 빼고 글을 쓴다.

글쓰기에서 중요한 건 힘 빼기라고 믿으면서.




2020년 블로그 포스팅 300개

브런치 65개, 목표로 했던 

총 365개의 글 달성했습니다:)


내년에도 꾸준히 써볼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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