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당신에게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너 자신을 알라'라고.
'나는 어떤 사람일까?'
우리는 평생 이 질문에 대하여 생각한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것이 가끔 인생의 숙명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자신을 정말 잘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MBTI, 심리테스트가 유행하는 이유는 누군가 나에게 정답을 알려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인 지도 모른다.
나는 새로운 모임에 나갔을 때 늘 자기소개가 어려웠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됐다. 애써 생각해서 입에 나온 말들은 출신, 나이, 사는 지역, 직업이었다. 취미나 특기를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취미들로 나를 표현하기엔 뭔가 부족했다. 여행, 책, 술..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것은 아마 다른 사람 역시 가진 비슷한 공통점이다. 특기는 어떨까? 일본어, 엑셀이 나의 특기인데 이건 업무적으로 잘하는 것들이다.
고민을 하다 나는 나의 강점을 찾는 것으로 나다움을 정의하기로 했다. 내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다 포함한 것이 강점이다. 그것을 잘 살렸을 때 나다움이 표현되며, 나를 더 잘 아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에 그치자, 강점을 찾겠다고 매달렸다. 그러나 강점은 그리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모르겠어요.
내가 잘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대부분 인생의 가장 큰 숙제가 이것일 것이다. 평생 모를지도 모른다. 그래도 책을 읽다 보니 어느 정도 나를 더 알 수 있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 요약하자면 기록하기, 남에게 물어보기,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기이다.
1. 기록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기록이다. 나의 일상에 어떻게 보내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글로 써보는 것이다. 순간의 감정이나 머릿속에만 있는 생각은 금방 생겼다 사라진다. 그런데 기록은 남아있다. 나의 생각이나 습관, 해왔던 것들은 글로 잘 남겨진다. 아무 생각 없이 옛날 노트를 뒤지다 '아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했던 순간을 자주 만난다. 이런 시기에는 나는 이런 습관을 가지고 행동했다는 것 역시 발견한다. 사람은 스스로 관심 있는 것에 대해서 글을 쓴다. 그러니 기록이 많으면 많을수록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풀어나가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내용이 많을수록 잘 알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2. 남에게 물어보기
생각보다 우리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지 않는다. 당연히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나, 상처 받고 싶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른다(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런데 남들은 나의 강점을 이미 잘 알고 있을 수 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멍청이야'라며 나 스스로를 상처 주며 자존감을 깎아내릴 때도 말이다. 나는 내가 글의 요약을 잘한다는 것을 올해 처음 알았는데, 내 동생은 언니가 고등학교 때부터 요약노트를 잘 쓰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전에 한번 여러 형용사를 건네주며 내가 생각하는 나의 단어와 지인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봤을 때도 꽤나 다른 의견들이 많아서 흥미롭기도 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단어 : 열정적인, 끈기 있는, 자아성찰적인, 주도적인, 매력적인
5명이 지인이 생각하는 나의 단어: 열정적인, 끈기 있는, 지적인, 자유로운, 강한
자신의 지인들에게 나는 어떤 사람인 것 같은지, 뭘 잘하는 것 같은지 한번 물어보자. 생각보다 자신의 강점을 쉽게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3.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기
예전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을 시작해보는 것도 좋다. 좋은 습관을 가지기로 해도 좋고, 안 배웠던 것을 배우는 것도 좋다. 해본 적 없는 SNS를 시작해도,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다. 찾지 않아서 그렇지 세상에는 시도할만한 것이 참 많다.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안게 된지 불과 1년 반이 되지도 않았다. 글쓰기가 이렇게 재미있는지 평생 하고 싶다고 느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직장인이지만 월급 외 수익을 벌 수 있다는 사실도 그렇다. 팟캐스트 작가가 된 것도 새로운 것을 시도해봐서 얻은 결실이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 나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실패도 하고 힘들 때도 있지만 예전과 다른 나의 모습을 발견하며 하나씩 결실을 얻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이 세 가지를 앞으로도 꾸준히 할 것이다. 기록하고, 남들에게 물어보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것. 그렇게 계속하다 보면 나만의 강점에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