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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니 Dec 24. 2020

사람은 정말 자신의 생각대로만 움직일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데런 브라운의 '푸시'

자신의 선택은 정말 '스스로' 결정한 것일까?


인간은 자유의지를 지닌 존재라고 말한다. 각 개인은 의사결정에 대한 방해 없이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자유의지만이 인간만이 가진 독특한 특징이라고도 한다. 주어진 환경은 선택할 수 없지만, 자신의 행동은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 역시 자신의 의지대로 대부분을 선택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진짜 우리는 100% 우리의 의지대로만 살고 있는 걸까? 외부의 개입 없이 정말 스스로 선택을 한 것이 맞을까?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한 편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데런 브라운의 <푸시>다. 여기서 등장하는 데런 브라운은 영국의 유명한 일루셔니스트인데, 사람의 마음을 심리적으로 유도하는 심리마술로 유명하다.  그는 <푸시>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편의 연극을 꾸며 관찰하며 조종한다.


데런 브라운


심리 마술사 데런 브라운이 사회적 실험을 펼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너무도 쉽게 조종당하는 사람들.
이들의 끔찍한 행동.


실험의 주인공은 유명한 자산가와 인맥을 쌓기 위해 경매에 참석하게 된다. 그런데 경매 주최자가 심장마비로 죽게 되었고, 그 사실을 숨기게 되는 상황에 말려들었다. 상황은 계속 심각해진다. 그리고 자신이 결정적인 선택을 해야 할 상황 역시 나타난다. 데런 브라운은 각본 속에 주인공을 유도할 아주 작은 심리적 장치를 하나씩 마련한다.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사회적 압력 속에서 과연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도록 강하게 '푸시'한다.


<푸시>에서 진행하는 실험은 일종의 사회 순응도 실험이다. 사람의 행동이 얼마나 주변의 상황에 따라 조종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모든 각본은 완벽하게 움직인다. 모르는 사이에 주인공의 행동을 유도하는 상황으로 각본이 짜이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주인공이 무의식적으로 남이 의도하는 대로 선택하는 것이다. 조종받는 것을 모르면서 조종당한다. 그가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아도 말이다.



솔로몬 애시의 동조 실험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솔로몬 애시의 유명한 실험 하나 있다. 실험에서 주어진 과제는 아주 쉽다. 표준선과 동일한 선을 A, B, C에서 고르라는 건데, 혼자 있는 경우엔 당연히 C라고 정답을 말한다. 하지만 상황을 바꾸어 실험한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실험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B라고 만장일치를 말할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정답이 C가 아닌 B라고 말할 확률이 36.8%로 높아진다. 즉 자신이 정답을 내릴 수 있어도, 주변 상황에 의해서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데런 브라운 <푸시>와 솔로몬 애시의 <동조 실험>은 비슷한 맥락이다. 사람은 생각 외로 남들에게 조종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것이 좋은 결과이든 나쁜 결과이든 말이다.


다시 문제로 돌아가서, 사람은 정말 자신의 의지대로만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아마 그러긴 쉽지 않을 것이다. 삶에서 꽤 많은 부분을 주변에서 요구하는대로 선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하니까, 의심 없이 결정하는 부분이 많을지도 모른다. 옳은지 아닌지를 생각하지 않고 남들과 비슷한 삶을 사는 게 최선이라 느낄지도 모른다. 모두가 YES라고 말할 때, NO라고 말하기는 너무나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신이 아닌 이상 정답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오히려 정답을 맞히기보다 인식에 초점을 맞추는 건 어떨까. 자신이 언제든 외부에 의견에 동조할 수 있다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의 결정은 나의 의지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상황을 나눠보고 생각해보는 것 자체가 스스로의 힘을 기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 데런 브라운의 <푸시> 외에도 <희생> 역시 재미있으니, 한번 시간 나실 때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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