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고침되는 봄
빠름을 강조하는 시대에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일은 자기만의 농도를 더해가는 성숙의 시간이 아닐까. 예술가들이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포착해 그 풍부함을 작품으로 드러낼 때마다 경이롭다.
이진숙 작가의 『새로고침 - 서양미술사 3』은 미술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읽다 보면 철학책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듯한 마음으로 반복적인 하루를 살아가는 내게 그럼에도 일상에서 ‘사랑’으로 모든 것에 다가가라는 샤갈의 메시지는 큰 희망으로 다가왔다.
“이 고통스러운 세계 속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일상의 실천 속에서 사랑으로 신에게 다가가는 것이었다.” (P.79)
예술은 현실과 너무 멀어져도 안 되지만, 그렇다고 현실에만 붙들려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예술은 어쩌면 이상에 더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샤갈의 사랑에 대한 믿음과 낙관주의는 내가 추구하고 싶은 삶의 방향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사랑은 거친 세상을 흘러가는 한 줄기 시와 같은 이미지’라는 말은 예술이 내게 전하는 가장 깊은 울림이다.
이 책은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예술가들의 삶과 이야기를 통해 르네상스부터 현대 미술까지의 흐름을 보여준다. 방대한 미술사를 시대와 인간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풀어낸다. 인간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처럼 전시를 자주 보러 가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책을 통해 예술 작품을 조금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새로고침 - 서양미술사 3』을 먼저 읽었지만 1, 2권도 읽어 보고 싶다. ‘새로고침’이라는 말에는 미술사를 새롭게 만든 예술가들을 소개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을 것이다. 그 말을 떠올리며 나 역시 이 봄에 조금은 새로고침 되고 싶다. 많은 것을 발견하고 마음에 새기고, 다시 글로 길어 올리는 봄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