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직업
‘직업에 귀천이 없다’라는 말은 사실 이상적일 뿐, 현실성이 전혀 없는 말이다. 직업의 귀천은 분명히 존재하고, 소득 수준에 따라 승자가 되느냐 패자가 되느냐의 질문 앞에 서게 된다.
피부관리 일이 그러했다. 특히 내가 관심 있는 분야는 ‘아로마 테라피’였는데, 알고 보니 이 단어는 불법 안마 시술소에서 사용되던 단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디서 나온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인지, 나는 그 단어가 나의 삶을 통해 오해가 풀리고 근사한 단어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아로마 테라피, 그 본래의 뜻을 되찾고 테라피스트로서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부푼 꿈을 꾸었다. 불안과 염려가 끊이지 않는 인생살이에 쉼표를 찍어 줄 멋진 테라피스트가 되겠노라고 되뇌었다.
자연 그대로를 추출한 천연 에센셜 오일을 알맞게 블렌딩 하여 사람들의 코 끝에서 향기를 발하면 어떤 표정으로 바뀔까 궁금하고 설렜다. 또 그 오일이 피부에 흡수되고, 오일의 부드러운 발림성을 이용해 몸 곳곳의 뭉친 곳을 풀어주면 일어나는 놀라운 회복을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지 어서 알아가고 싶었다.
몸 안의 체액들이 원활하게 흐르면 몸은 이전에 없던 편안함과 건강미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아로마 테라피스트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했던 것 같다. 아로마 테라피가 삶의 일부이자 노후의 반려 활동이 될 것이라는 그 확신이 나를 가득 채웠다.
아로마 테라피에서 오일의 향은 관리의 첫 단추를 여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긴장과 피로감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추천하는 블렌딩 레시피 - 라벤더, 베르가못, 패츌리
•불안감을 완화시키기 좋은 오일 - 라벤더, 네롤리, 패츌리 등
•의욕이 없고 무기력할 때 도움이 되는 오일 - 레몬, 로즈마리, 페퍼민트 등
• 생각이 많아 잠이 오지 않을 때 - 라벤더, 샌달우드, 캐모마일 등
그렇게 나는 ‘아로마 테라피스트’라는 명함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산후 관리 케어를 하는 업체에 이력서를 넣었다. 그렇게 나의 선택은 또다시 내게 새로운 삶의 장을 열어 주었다.
갓 출산한 산모들의 몸은 어느 누구보다도 케어가 필요한 부류에 속했다. 많은 산모들이 순환 정체를 겪기 때문에 피로감과 부종을 동반한다. 쪽잠을 자며 갓난아기를 챙기느라 몸이 매우 지쳐 있고, 모유 수유 전쟁 탓에 어깨와 등이 굳기 일쑤다.
아로마 테라피는 그러한 그녀들에게 꿀맛 같은 쉼을 제공한다. 사막에서 만나는 시원한 오아시스와도 같다.
내 손을 통해 고객들의 몸이 회복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매우 보람 있는 일이었다. 몸의 회복은 마음의 회복을 일으키고, 몸과 마음의 회복은 생활의 활력으로 이어진다. 그 모습을 보면 사명감이 더욱 불타오른다.
그렇게 나는 이 직업을 더 깊이 알아가고 이해하며 사랑하게 되었다. 그전까지는 일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낄 일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누가 어떻게 보든 말든, 나는 일을 할 때 행복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