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내 취향인 노래가 주는 기쁨이 있다. 신나는 멜로디나 달콤한 상상을 자극하는 목소리가 들어있는 노래를 듣는 것은 내가 원할 때 언제든 얻을 수 있는 확실한 행복이다. Edshreeran의 Photogragh나 Joji의 Sanctuary를 들으면서 설거지를 하면 이조차 즐거운 시간이 된다.
누군가와의 추억이 스며든 노래가 주는 그리움과 아련함 그리고 애틋함이 있다. 함께 있었던 시간에 공유했던 느낌과 나눴던 대화들, 그때의 설렘과 느낌과 감정을 느꼈던 그 순간의 우리에게 빠져든다. 그 순간에 우리는 없지만 우리는 그 순간에 있다. 과거의 시간이지만 현재로 끌어와 온전히 그 시간에 취한다. 그래서 음악은 참 매력적이다. 과거의 순간과 감정을 생생하게 상기시키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말로만 하는 추억팔이와 차별화된, 노래 한 구절이 주는 생생함이 있다.
내 취향이 되어버린 노래가 주는 귀함이 있다. 처음부터 반했던 곡도 아니고 사실 내 취향도 아니지만, 누군가가 좋아했기 때문에 나도 좋아하고 싶어지다 보니 좋아져 버린(혹은 익숙해져 버린) 노래들이 있다. 사실 이런 곡은 그 멜로디나 감성이 주는 느낌이 좋기 때문에 듣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사람의 취향이 쉽게 바뀌진 않기 때문에. 그럼에도 이 노래들을 품는 것은 이 곡을 좋아했던 그 사람의 취향에 스며들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감정 이면에는 그 사람을 더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으며, 이 노래를 좋아하는 이유가 궁금하고 이 사람의 취향을 알고 싶다는 관심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