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편하게 해 준다는 것은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이 불편할까? 불편하다는 것은 나다워지지 못한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불편해지면 자신의 한쪽 면만을 보여주려고 한다. 결국 그 사람은 나에게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주지 않게 된다. 그러면 나는 입체적인 그들을 보지 못하고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기 어려워한다. 나답게 말하고 행동했을 때, 뜨뜻미지근 한 반응이 나오거나 나를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거나, 대화가 안된다고 느끼게 되면 결국 나다움을 살짝 숨기게 된다.
나다움을 숨기다 보면 그 자리가 불편해진다. 나의 고유성을 억눌러야 하는 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나다움을 잃은 자리는 지속되기 어렵다. 카톡의 1이 오랫동안 없어지지 않고 일정이 너무나 바쁜 것 같다면 내가 혹시 상대방의 나다움을 잃게 하진 않았는지 되돌아보기도 한다.
처음 보는 나에게도 자신의 속마음까지 털어놓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나를 만나면 솔직해진다. 나를 편하게 대하는 그들이 좋다. 내가 누군가를 편하게 해 주려고 노력하는 이유다.
가끔 나를 걱정해주는 친구들이 있다. 편함은 결국 가벼움과 연결되지 않느냐는 말이다. 나를 걱정하는 친구들이 너무나 고맙고 사랑스럽다. 그렇지만 아마 그들 생각엔 내가 너무 남과 맞추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걱정과 달리 나는 그들이 편하게 이야기를 하게 하는 것을 즐기는 동시에 나도 그들에게 편함을 느끼는 것도 같이 즐긴다. 윈윈관계라고 해야 할까?
무슨 말이든 의심 한 톨 없이 나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던 때가 있었다. 요즘에는 의기소침해졌는지, 그 말의 의미가 나에게 좋은 것인지 아닌 것인지 상당히 곱씹게 된다. 사실 그래서 편하게 해 준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지 생각해보고 싶어 이 글을 쓰게 됐다.
결론은 이거다. 사람을 편하게 한다는 것은 그들의 나다움을 존중한다는 의미이며, 나의 특별한 능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