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되어버린 내 나이
눈가에 자리 잡은 잔주름이
이젠 제법 친숙하게 느껴지는 나이
삶의 깊이와 희로애락에 조금은
의연해질 수 있는 나이
눈으로 보이는 것만이 아닌
가슴으로 삶을 볼 줄 아는 나이
잡아야 할 것과 놓아야 할 것을
어슴푸레 알 것 같은 나이
나의 미래에 대한 소망보다는
자식의 마래에 대한 소망이 걱정되는 나이
두려울 것도 무서울 것도 없어지는
씩씩한 남자가 되어가는 나이
나이를 보태기보다
나이를 빼고 싶어지는 나이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서
가슴 한편에 한기가 느껴지는 나이
빈 들녘에서 불어오는 바람 한 자락에
괜스레 눈시울이 젖어오는 나이
겉으로는 많은 것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가슴속은 텅 비어가는 것만 같은 나이
사람들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의 냄새가 한없이 그리워지는 나이
공연이 끝난 빈 객석에 홀로 앉아있는 것처럼
뜻 모를 외로움이 느껴지는 나이
그런 나이가 되어버린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