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약점을 이용해서 나쁜 짓을 일삼는 자를 악인이라 칭한다.
나쁜 사람은 자신이 저지르는 악한 행위를 알아차리는 사람이 있으면 그를 적으로 만든다. 많은 사기꾼들이 대부분 거짓말을 일삼는데, 거짓인 걸 알아본 사람에겐 더는 사기를 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사람을 곤란에 빠뜨려야만 사기가 들통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이러한 상황은 되풀이되어 왔다. 어쩌면 많은 사람이 진실을 알기보다 듣기 편한 대로 믿고 싶어 하는 건 아닐까. 진실을 밝혀내는 데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에 비해 말은 얼마나 쉬운가.
아니면 말고
난 '아니면 말고'라는 태도를 정말 싫어한다. 특히 타인에 관하여 거짓을 쉽게 말하고 난 후 그 사실이 증명되기까지 상대가 겪는 고통 따윈 나 몰라라 하며 자신의 이익을 취하는 자들이 자주 보이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타인의 약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감싸주는 사람을 호인이라 부른다. 완벽한 인간은 없다. 약점은 콤플렉스를 생산한다. 약점을 자극한다는 말은 콤플렉스를 자극한다는 말과도 유사하다. 콤플렉스는 인간의 의사결정 회로를 고장 낸다. 이성이라는 인식의 틀을 감정이라는 인식의 틀로 바꾸어버리기 때문이다. 감정에 휘말려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경우를 만나본 적이 없다. 호인은 이러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약점, 다시 말하면 콤플렉스를 감싸주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본질에 신경 쓰지 않고 주변에 신경을 더 쓰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음식을 준비하고 식사 후 정리까지 하는 과정에서 재료를 사서 손질하고, 요리를 한 후 정성스레 접시에 담는 사람이 있고, 음식을 담긴 접시를 식탁에 놓은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접시를 식탁에 옮긴 사람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이걸 가져왔어! 내가 옮긴 거야! 내가 이렇게 배치한 거야! 내가! 내가!"
사례가 비약적이지만 자신의 작은 행동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고, 타인이 평소에 헌신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취하는 행동은 위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치관이 다른 사람과는 대화하는 것조차 큰 인내를 요구한다. 특히 자신의 생각이 무조건 옳다고 믿는 사람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물론 그들도 "내가, 내가"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자신의 생각을 무조건 우기는 사람과 소통하는 일에 관하여 철학 관련 수업에서 했던 질문이 하나 있다. "선생님, 만약 상대가 논리가 없이 자신의 생각만 말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철학 선생은 내 눈을 한참 들여다본 후 말했다. "그런 사람은 그냥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다양한 가치관이 존재하는 세상이지만, 쉽게 말하고, 타인의 약점을 이용해서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고 하는 사람과 자신의 생각만 이야기하는 사람 모두 기피의 대상이 된다. 돌아가신 장인어른이 평소에 자주 하던 말이 있다.
진실은 오래 걸려. 하지만, 말은 쉽지.
똑같은 사람이 되지 말고 오래 걸려도 올바른 길을 가!
-조광환
-유병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