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인연을 만나는 방법 (프롤로그)
요즘 에세이를 읽는 사람이 있을까?
인간은 자기 자신에게 관심이 많을까? 아니면 타인에게 관심이 많을까?
나의 내면이 중요할까? 남에게 보이는 모습이 중요할까?
꼭 행복하게 살아야만 할까? 그냥 살면 안 될까?
세계적인 경제 강국에서 살면서도 왜 우울하고 외로울까?
자신의 욕망과 타인이 개입된 욕망 중 무엇이 더욱 중요할까?
살면서 많은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현대는 모순 속에 움직이는 전체이다.’ 최근에 만난 문장 중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이다. 지구 환경을 걱정하면서도 일회용품을 근절하지 못하는 것처럼. 역사책에서 시대마다 달랐던 가치관을 읽을 때마다 당시에 태어났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도 궁금하다. 살아가는 모습은 자라온 환경이나 교육의 영향이 크다. 변화의 속도가 느렸던 시기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추구하는 가치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변화의 속도는 과거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부모와 자식 간의 가치관의 차이가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와도 같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지만, 다른 교육을 받은 사람의 생각을 전부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근대 교육에서 비중 있게 다뤄진 항목이 ‘질서’라면 현대의 교육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욕망’이다. 질서와 욕망 사이의 모순 속에서 현대는 흘러가고 있다. 욕망을 좇아 살라는 의미는 제멋대로 살라는 의미는 아니다. 무슨 일이든 억지로 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라는 것이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질서를 강요받던 부모가 자녀에게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행동은 법의 제약을 받는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그리고 거대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서 개인의 욕망은 운신의 폭이 제한되어 있다. 부모의 바람과 달리 자녀는 하고 싶은 것 혹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을 수도 있다.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지 않는 이상 기존에 자리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들어가야 한다.
시대마다 인기 있는 일에는 사람이 몰린다. 인간의 근본적 욕망인, 먹고 살아가는 문제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포스트휴먼에 관한 이슈가 등장하고 인공지능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상상하며 더 많이 배워야 하고 더 많이 시간을 쏟아야 한다. 경쟁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좌절감이 찾아오기도 한다. 극도로 개인화된 상황은 소통의 단절을 초래하고 지독한 외로움을 벗어나려 메타버스를 찾아 떠나려는 사람도 있다. 건강한 삶에 관한 욕망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욕망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건강한 삶을 살아가려면 소중한 인연은 꼭 필요하다. 소중한 인연은 가족, 동료, 친구, 동창, 거래처, 선후배, 친척, 이웃, 스승, 제자 등 누구든 될 수 있다.
이번에 엮은 이야기가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길 그리고 무엇보다 소중한 인연을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 망원동에서, 유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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