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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병천 Mar 29. 2018

경제에 관하여(시리즈) 5

몽테뉴 생각 들여다보기 2

미셀 드 몽테뉴,  <수상록>, 1999, 민성사


 몽테뉴가 생각하는 안정된 생활은 어떤 것일까?


 나는 다시(내가 느낀 대로 말하지만), 확실히 전보다는 훨씬 유쾌하고, 훨씬 안정된 제3의 생활로 뛰어들었다. 즉, 지출과 수입을 맞춰 가는 생활이었다. 지출이 앞서기도 하고 수입이 앞서기도 했지만 어느 쪽이든 한쪽이 앞서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나는 하루살이처럼 현재의 일상에 필요한 만큼 충당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비상시의 필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온 세계의 돈을 다 쌓아 놓더라도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돈을 모으는 것은 다만 무엇인가에 그것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토지 같은 것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다. 유쾌함을 사기 위해서이다.(p.50)


 아래 소개하는 에피소드를 읽어보면 과연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상황이라고 느꼈는지 몽테뉴도 에피소드를 소개한 후 이런 말을 남긴다.


타인의 선량함을 믿는다는 것은 그 사람 자신이 선량하다는 작지 않은 증거이다.
-몽테뉴
 페라우레스는 빈부(貧富) 두 가지 운명을 겪는 사이에 재산이 불었다고 해서 마시고, 먹고, 자고, 그 아내를 안고 하는 등의 욕망이 증가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았고, 또 한편으로는 마치 나와 같이 경제생활의 번잡스러움을 점점 무겁게 자신의 어깨에 느꼈기 때문에, 부(富)의 추구에 여념이 없는 그의 충실한 친구인 가난한 청년을 기쁘게 해 주려고 결심했다. 그리하여 자신의 굉장히 많은 재산뿐만 아니라, 그의 착한 군주 키로스의 은혜와 전쟁 때문에 나날이 불어 가고 있던 자기 몫의 수입까지 함께 다 그에게 증여했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그 청년에게 자기 자신을 손님으로서, 친구로서 친절히 부양할 의무를 지워 주었다. 그 후 두 사람은 그렇게 해서 양쪽이 다 극히 행복하게 그 변화에 만족하며 생활했다. 이야말로 흉내 내어 보고 싶은 일이다. (p.50-51)


 몽테뉴는 재산이 모이건 흩어지건 그로 인하여 스트레스받지 않고, 자기 마음에 맞는 다른 일에 힘쓰고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부도 가난도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다. 사람은 저마다의 생각에 따라 행복하게도 되고 불행하게도 된다. 남들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행복한 것이다.
 운명은 우리를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하지 않는다. 오직 그 재료를 우리에게 제공할 따름이다. 그것들을 운명보다도 강력한 우리의 영혼이 자기 좋을 대로 반죽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영혼의 상태를 행복하게도 하고 불행하게도 하는 유일한 주요 원인인 것이다.(p51-52)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일까? 난 정말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며 살아가는가? 그리고 찾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유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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