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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독 Apr 23. 2020

폴댄스 해본 적 있으세요?

폴댄스 1일차-2020년 3월 19일(목)


힘들다. 


내 몸뚱어리에서 가장 얇은 두 팔로 봉에 매달려 내 온 몸을 지탱하고있자니,

문득 내일 아침에 팔이 빠져있을진 않을지 하는 우스운 생각을 했다.



폴댄스를 하게 된 계기는, 그냥.
그냥 막연히 운동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1일 무료체험을 찾다가 발견한 폴댄스.


폴댄스를 알게된 건 언제 한번 텔레비전에서 폴댄스 달인을 본게 다였고,

그렇게 큰 흥미도 없었지만

나의 흥미는 "무료" 라는 것에 있었다.


'한번 해보고 말지, 뭐-'


이런 생각이 결국 폴댄스 6개월 등록에까지 이어진건,
강사님의 (등록을 시켜야하는 입에 발린)칭찬외에도


'나 처음인데 너무 잘하는데?'


하는 자신감. 


생각보다 수월하고 또 재미난 느낌에
다소 비싼 폴댄스를 덜컥 등록 해버렸다.



그리고 무료체험 후로 한달 뒤 정규 첫수업.


역시나 난,


"오늘 첫 수업 맞아요?"


강사님의 칭찬과 또 스스로 느끼는 내 운동신경에 폴댄스는 왠지,

한달하고 그만 둔 수영, 한달하고 그만둔 스쿼시보다는 훨씬 오래 할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타임에 정원은 강사님과 나 포함 8명.

모두 여성으로 타이트한 나시와 짧은 핫팬츠를 입은 모습을 보니 조금 민망하긴 했지만

온 몸 살갗에 마찰로 좀 더 폴에 잘 매달릴 수 있어서 복장은 그게 기본이라고 한다.


나는 처음이라 그냥 반팔티에 나름 짧은 반바지를 입고 갔는데도 확실히 불편해서 어느정도 한 후에는 복장을 구입할 예정.


폴에 매달릴때 손에 땀이 나서 미끄러지지 않을까?


물론 미끄러진다. 하지만 갓 그립이라는 신기한 크림이 있는데(살면서 처음 봤다)
하얀 로션을 손에 바르자마자 석고가루처럼 굳어 손과 폴에 미끄러짐을 아예 없애버린다.

그리고 수건으로 폴을 자주 닦아주는건 필수.


수업이 끝나고 남아서 연습하는 다른 수강생들에 비해 나는 바로 옷갈아입었다.

'영상 찍고가지~'
라는 강사님에 말에도 바로 집으로 향했다.


얼마나 힘을 많이 준건지 손아귀가 너무 아프고 얼얼해서 첫날부터 무리했다간 백퍼 방전될게 분명해...


마지막 타임 수업을 듣고 집에 가는 버스안에서 스마트폰 메모장에 바로 내가 느낀 감정을 풀어냈다.


막힘 없이 흘러나오는거보니 그동안 퇴근하고 책상에 앉아서,

비어있는 한글 창만 멍하니 바라보며 한글자도 못 썼던 내가 맞나 싶을 정도.


다음 수업은 다음주 월요일.


첫 수업이 끝날때 원장님이, 입문선생님께 나를 지칭하며

'입문에서 얼마 안하시고 바로 초급 가실거야'
(입문이 제일 초보고 그 다음이 초급이다.)


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저 잘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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