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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광식 Mar 17. 2022

전기벌레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이게 무슨 21세기 벼락 맞을 소리인가 했는데

전 세계에 타전된 실제 상황이었다.

먼 거리에서 발만 동동거리며 걱정하는데

눈을 떠도 감아도 찌릿찌릿하다.


검암에서 시천교를 건너오다 보게 되는 나무 한 그루가 있다. 

바로 전기벌레 나무다. 

전봇대에 저렇게 많은 벌레들이 붙어사는 경우가 흔치 않다.

주거 신도시로서 검단은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고

전기벌레는 열심히 전기를 흡수하고 

나름의 신호계통에 따라 낮이나 밤이나 계속 일한다.  


전기벌레가 이로운 일을 하고 있다고는 보이지만 

뭔가 수상쩍다. 

고도로 발전하는 통신 기술 때문에 우리 삶이 감시당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우리의 궤적이 몰래 혹은 대놓고 촬영되어 저장되며, 판별식에 대입된다. 

전기의 질서에 우리의 전기를 쓴다. 

몸 구석구석 찌릿찌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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