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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광식 May 10. 2022

심술 난 사람들


집에서 다소 먼 곳에 있지만 신선한 지역 농산물 소비를 위해 

로컬푸드 직매장에 자주 간다.

매일 아침이면 인근 농부들이 정성껏 가꾼 자신만의 농산물을 

휘리릭 진열하고 사라진다. 

지역화폐를 쓸 수 있고, 운 좋으면 씨앗이 천 개는 들었을 법한 

호떡 맛도 경험할 수 있다.

주변에는 반찬 가게, 도넛 가게, 빵집, 칼국숫집도 있다. 

허기를 밀어내기에 알맞은 곳이다.


대형마트는 아주 가끔 산책 겸 찾는 것 같다.

운이 나쁜 건지, 가볼까 하는 날이 마침 휴점일 때가 많아 

이마를 탁 치기도.

막상 구입하려는 건 적고, 무얼 찾아볼까 하는 숨바꼭질 놀이처럼 

매장을 도는데

와인 진열대에서 재미난 분들을 만났다.


언제부턴가 모든 것을 의인화하는 버릇이 생겼다.

사람을 대하듯 동물을 대하듯 혼잣말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면 대상은 나름의 반응으로 되받는다.


아이들 혹은 키 작은 어른 9명이 서로 손을 꼭 잡고

소비자에게 전달될 와인 12병을 힘껏 지키고 있었겠지.


그렇게 

와인이 떠나고 

9명의 한마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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