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들른 동네의 오래된 중화요리집 사장님은
승무원들이 가게를 자주 찾는다고 이야기해 주셨다.
원당동에는 8자형 단지인 KAL아파트가 있는데
자주 찾은 이유로 잡히는 그 아파트가 KAL 같다.
KAL과 어울림아파트 사이로
시민들이 이용하는 자칭 ‘베르누이 샛길’이 있다.
이 길에서 내색하진 않았어도 그를 단박에 알아봤다.
푸른 잎사귀로 치장한 커다란 코끼리! (이름을 못 물어봤다.)
코끼리의 고조할아버지도 모자라 더 조상격일 그가
저녁 어스름을 틈타 으스스한 폼으로 나타난 것이다.
정말로 그의 생가일지도 모르는 장소, 역사에 선 느낌이었다.
기껏해야 맘모스 빵으로만 알던 그였지만
오늘의 장대한 기골에 놀라 감히 빵으로 여길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거기서 뭐 해?’
선사시대의 보고인 검단 지역에도 매머드 마을이 있었을 것이다.
분명 비행기 타고 휴가를 온 건 아닐 테고
기다란 두 이빨(상아)은 선사박물관에 기증했는지 보이지 않았어도
반가운 마음이 큰, 칼끝 같은 대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