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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광식 Aug 26. 2022

첫 단추

교차로 한편에 어떤 분이 그림을 진열했다.

언제 어떤 검정 물고기가 미끼를 물지 기다리는 아저씨의 모습은 

공간 상황과는 달리 여유가 넘친다.

공사가 한창인 구역에서 아저씨는 좌표를 이동해 가며

그림을 파는 것이렷다. (전시 중인가?)

교차로 신호에 멈춰 선, 혹은 지나는 차 안의 사람들이 그림을 볼 것이다.

차 한 대 세워두기도 위태로운 구역인데, 그림을 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식당이나 여러 가게에서 간혹 보았던 그림인데

자세히 보면 해바라기와 은행나무 그림이 많다.

일찍이 항간에 떠도는 말에 의하면

공간에 입주한 후 저 그림을 한두 점 걸어두면 

부자가 되고 일이 잘 풀린다고 한다.

실제 그럴까 싶지만 그렇게 ‘기대한다’는 의중을 담아낸 부분이 솔깃하다.


혹여 아저씨는 그림을 판다기보다는

새로운 아파트에 입주하는 분들에게 새 꿈을 꼭! 그리라고 말하는 

이야기꾼이 아닐까.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맵시가 난다고 한다. 

강태공 같은 모습에 겹쳐서

아저씨는 보금자리를 잘 꿰어낼 수 있는 그림 단추를 파는 분일 것이다. 

그런데,


아저씨는 부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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