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소모품인지도 모르겠다. 자전축까지 흔들 정도의 인간이라면 지구를 쪼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대로 두어야 하는 자연을 건드려 사달이 나는 것 같다. 아무래도 기후 변화의 위기를 극복하는 좋은 방법은 인간의 호기심을 축소하는 길일 것이다. 탄소 운운하지 말고 말이다. 무엇이 이 세계를 휘두르고 있는지 난제를 푸는 수학자가 된 기분이다.
자연에서 뛰놀다 지금은 도시 평균대 위에서 아슬아슬 삽니다. 맞닥뜨린 장면과 상시로 입씨름하며 불현듯 깊은 골짜기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을 산비둘기를 떠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