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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번지

by 유광식

녹번동에는 동서로 작은 산이 시민들의 알찬 휴식처로 자리매김한다. 지난번에는 서공원 살구나무의 살구를 터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인구에 비해 녹지 면적이 작지만 서로가 질서를 유지하며 숲 공원을 깨알같이 활용한다.


언뜻 보면 인천의 자유공원과도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인천을 느낄 수 있도록 연결한 것은 바로 사방으로 난 좁은 길과 형제 같은 두 구역(서공원, 동공원)이었다. 뒤쪽으로는 북한산 병풍이 있고 작은 산이나 커다란 바위의 존재처럼 마을을 차분하게 한다. 녹원에서 산새의 노래가 인근 음악학원에서 흘러나오는 슈베르트 즉흥곡처럼 반가웠다. 매미가 외출했다는 소식이 점점 잦아진다.


공원이 위치하는 통일로 서쪽은 저층의 주택이 삼삼오오 모여 있고 동쪽은 높고 단단한 말뚝 집이 박혀 있다. 그렇게 시대적 변화가 곁에서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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