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 1차로 고가에 가로등이 외로이 있다.
애당초 이웃을 섬기지 않는지
가로등들은 양팔을 벌려 서로를 띄우고도 모자라 더 멀리 떨어지라고
눈치를 곱한다.
그랬던 모양으로 자태가 아주 고혹적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땡볕이 와도
온몸 다해 맞이해야 하는 부분에서 순수하다.
아니 바보다.
덩굴 놈이 휘감았는데도 간지럼을 어찌 참는지 의아스럽다.
그렇게 다 내주면서 자신을 발해야 하는 거라면
나는 말리겠다.
한낮에도 눈에 띄는 독정역 백석고가교 가로등 하나, 검게 반짝임을
나는 위험해서 말릴 수도 없다.
을씨년스러운 그 풍경에
휘말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