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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늘진 땅에 햇볕 한 줌 될 수 있다면

당하동, 2025

by 유광식

오래된 아파트 입구의 화단.

나무에 칭칭 감겨있는 까만 전기선이

까막눈인지 잘 보이지 않는다. 한낮인데도 식별이 어렵다.

까만 케이블타이로 안내문이 결박되어 다행히 전후 사정을 살필 수는 있었다.

어둠이 출렁이는 저녁이면 각 가정의 몇 원이라는 코인에 기대어

아파트 입구에서 불빛 반짝이며 재롱을 부리게 된다.

그래서 무작정 나무랄 수도 없다.


지난달 한밤중 느닷없이 온 국민을 감전시킨 자.

그것도 모자라 국민 세금으로 치장한 인력으로 칭칭 감고

산속 돌집에서 유튜브를 즐겨 보는 자. 숨은 자.


잘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질 사안이 아니다.

우리 사회 자체가 발견, 발굴, 변주하기 딱 좋은 조건상 탈출이 어렵다.

번개 같은 수상한 생각으로 싹 다 잡아들이라고 말하면

우리는 잘생김이 아닌 술김이 아닌지 째려보게 된다.


위험한 놀이에 손대지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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