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은 없지만 선수들만 나선다면
한판 싸움이 일 것도 같은 산꼭대기 경기장!
한쪽에 태극기가 걸려 있는 것을 보니 나라를 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링에 오르는 이들이 생각난다.
사실 사회는 매일이 관전 경기이자 아픔의 현장이다.
너무 출렁거려서 멀미 날 정도로, 끝나지도 않아 피로만 쌓여 간다.
(이 사회는 맨날 싸움질이다.)
애초 줄을 두르지 않으면 괜찮았을까?
(인간은 특정 짓기 좋아한다.)
관중 없는 할메산 산꼭대기 경기장은
사나운 그림으로 도배된 낮은 장소의 일상과는 다르게 차분하다.
겨울 찬 바람이 참나무 가지 사이로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텅 빈 만큼의 욕심이 호주머니 대기실에서 눈치를 살핀다.
금일의 경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