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평동, 2025
도시에서 담배 연기를 발견하면 일단 코부터 막는다.
운전 중에 창문 열고 팔 뻗어 재를 터는 장면을 발견하면
감춰 둔 큰 가위를 꺼내고 내기순환 버튼을, 눈치게임을 하듯 누른다.
담배꽁초들은 노숙의 달인들이다.
갈 곳 잊은 꽁초에 몰래 작은 종이돛을 꽂아두고 싶다.
우리 집 덜덜~ 금성선풍기를 틀고 기다리면 돛담배들의 귀염뽀짝 이주가 시작될 것이다.
설마 쓰레기장 말고 워터밤 가는 건 아니겠지?
자연에서 뛰놀다 지금은 도시 평균대 위에서 아슬아슬 삽니다. 맞닥뜨린 장면과 상시로 입씨름하며 불현듯 깊은 골짜기 소나무 가지에 앉아 있을 산비둘기를 떠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