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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다가는

당하동, 2025

by 유광식

공유자전거 이용이 증가추세지만

지난 시절부터 머리끄덩이 잡고 함께 인생을 지새운 자전거가 아직도 많다.

단지와 거리에서 환골탈태의 모습으로 쪼그라든 자전거를 볼 때마다 애달프다.

나의 자전거는 지난 이사 때 이삿짐 트럭 내부에 실리지 못하고

차량 뒷면에 노끈으로 묶여야만 했다.

새집은커녕 밖에서 비 맞고 매 맞고 바람맞는 처지로 전락했다.


코알라를 따라 하는 건 아니겠으나

잠자며 꿈이라도 꾸는 모양인지 매우 포근해 보인다.

풀때기 품일지언정 자전거의 인생이 부풀며 때마침 굴러갈 듯싶다.

한들한들 더운 바람이 타이어를 고쳐낸다.


소리가 난다. 삑! 끅!

그렇게 잠들다가는 소리를 내지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계속 잠들다가는 녹이 슨다.

구르기에 녹록지 않게 되고,

자전거로서 준공 연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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