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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어치

화수동, 2025

by 유광식

따사로운 햇살로 선탠 중인 박스들.

오래된 앵글에 화려하게 차려 놓은 주인장 솜씨가

시간에 견줘 참으로 뽀드득합니다.


이곳은 마을의 공산품 베스트셀러 발표 현장!

반지르르한 빛깔의 식용유를 비롯하여 컵라면 삼총사, 비둘기 섬유유연제까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없는 거 빼고는 다 팔게요.


처음처럼은 늘 어제처럼 보유하고 있어요.

쭈글쭈글 꽈리고추는 주름 펴서 싱싱해요.

카스도 있고 박카스도 있고 휴지는 물론 안에요.

로켓은 없어도 신용 하나는 빠르고 시원합니다.


어느 것 하나 똑같지 않은 화분 안 녀석들이

셔터 내린 밤부터 아침까지 짖지 않고 멍멍 경비를 섭니다.

값어치 있는 장면을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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