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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앉아도 될까

가정동, 2025

by 유광식

거리에 외출하는 사물이 많다.

집구석에서 눈을 감고 방심하는 사이 삐거덕~

노화 아닌 주인이 노한 나머지

동행에 기뻐, 혹은 속아 나오게 된 의자 하나!


외딴 구석에 나와 있는 이유라고 하면

자리를 내준 것인지

자신이 남의 울타리에 걸터앉은 것인지

기대어 쉬고 있는 둥 마는 둥

안전바 감시 아래 눈물을 말린다.


내가 갇혔다.

사물의 이유는 나의 이유로 옭아매어져

겨울 온도로 저장되고 당분간 꼼짝할 수가 없다.

두 다리 보이지 않는 차가운 안전에서

사물의 모양은 그대로인데 내 각도기 꺼내서 보니

온전한 듯 온당해 보이기도 한다.

그나마 서러운 마음 줄기 감추어진다.


나는 다리 저는 고독한 예술가로

조립식 신체와 반조립 정신으로 이 사회의 골을 따라

어푸어푸 배고픈 수영을 한다. (이게 뭐라고)

도토리 백 알 찾아 산으로 간다며

평소에 귓속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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