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건너뛰기

떨기춤

귤현동, 2025

by 유광식

자신의 가을을 손아귀에 한 움큼 쥐고 항해하는 꿈길에

연신 손을 흔들게 된다. 그런데,


죽도록 사랑해야겠다며 달려가 키스해 버린 큰 배 한 척!

차디찬 물결 일렁이는 검은 캔버스를 강철 칼끝으로 가르고

돌을 헤집고 나무를 자르고 다가선 그 자리엔

사랑 아닌 공포와 절망이 잠시 혼합되던 족도의 섬광이었다.


강한 서치라이트는 그대에게 허락된 용기의 공간이었을까?

무르익은 늦가을을 싣고 도시로 향하던 저녁의 트위스트는

하필 꼬이고 말았다.


집으로 가는 푸른 길목에서

바다 하나 뚝! 떨어지던 저녁에

떨기춤을 추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