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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니아니 Dec 09. 2021

내가 두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내기로 결심한 이유 (1)

10년 간의 대안학교 리얼체험기


10년 전 세종시에 처음으로 이사왔을 때 이곳은 말 그대로 허허벌판 이었어요. 첫마을이라는 아파트 단지가 있었고 그 외에는 작은 슈퍼나 병원도 없고 정말 도시 전체가 공사현장 이었어요.

환기를 위해 한 시간만 창문을 열어두면 거실 바닥에 뽀얗게 흙먼지가 쌓일 정도 였으니 그 때의 생활의 불편함은 말해 뭐하겠어요. 식료품이나 간단한 비상약을 사기 위해 가까운 대전으로 나가야 했고,  밤이되면 불빛 하나 없는 적막한 도시 그 자체였어요.

그 당시 정부에서는 세종시로 공무원들을 이주시키기 위해 많은 특별 혜택들을 주고 있었고, 실제로 타도시의 공무원들이 대거 첫마을로 입주를 했어요. 저희 큰 아이가 중학교에 갈 때가 되었는데 갑자기 입주가 늘어나면서 학교에 자리가 없는 상태가 되었어요.

두 학교에 나누어야 할 중학생들을 한곳에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보니 학부모들의 항의가 날마다 빗발쳤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학교 강당에서 공청회를 열었고 아무런 대책도 없는 학교에 화가난 학부모들은 공청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소리를 지르는 일이 허다했어요.

당장 학교를 더 짓는다 해도 당장은 아이들을 수용할 수도 없었고 교육청이나 학부모들이나 그 난감함을 해결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때 학교에서는 3가지 해결안을 제시했어요.

첫번째는 운동장에 컨테이너 박스를 여러개 설치해서 교실로 사용하자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아이들을 오전 오후반으로 나누자는 것, 그리고 세번째는 1학년 아이들을 스쿨버스에 태워 인근 도시인 조치원이나 공주에 남는 교실에서 수업을 하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결국은 초등학교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인원수가 적은 고등학교로 가서 수업을 해야하는 결정이 내려졌고,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둘째는 고등학교로 등교를 했습니다.

내키지 않는 일이었지만 다른 방안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그런 제안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그런 상황이었어요. 다시 대전이나 경기도로 이사나가는 가정들도 적지 않았고, 학교에서는 위장전입 세대가 혹시라도 있는지 가려내기 위해 불필요한 가정사까지 조사하는 해프닝까지 있었습니다.

to be continued..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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